경제·금융

중기·벤처상품 속여 전국 '사기 땡처리'

하자투성이 상품을 우수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특허상품으로 둔갑시켜 전국을 돌며 대량 판매후 잠적하는 속칭 '땡처리'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특히 이들로부터 고가에 물품을 구입하고도 하자제품에 대한 반품은 커녕 수리조차 받지 못한 고객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허빙자 판매후 반품 및 수리도 안해 줘 울산시 남구 신정동에 사는 주부 박모(45)씨는 지난달 신문과 함께 배달된 홍보물을 보고 찾아간 중기박람회에서 50만원짜리 정수기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박씨는 "일주일만에 고장이 나 반품을 위해 행사장을 찾았으나 이미 철거했고 업체의 대표전화는 통화조차 되지 않았다"며 "고가의 정수기를 제대로 사용도 못하고 놀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부 임모(58ㆍ대구시 달서구 송현동)씨는 지난 8월 친구들과 벤처기업제품 판매장에 들렀다가 산 100만원대의 기능성 침대가 특허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 출원만 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최근 알고 허탈했다. 업체측이 제시한 특허 확인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서둘러 제품을 구입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임씨는 업체측에 항의를 하며 반품을 요구했지만 소비자보호법상 반품기간이 지난데다 업체측이 특허를 취득했다고 과장홍보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 하는 수 없이 매달 할부금 10만원을 꼬박꼬박내고 있다. ◇일주일단위 전국 떠돌아 이들은 일명 땡처리업자. 대부분이 무허가 사업자로 탈세는 기본이다. 수십명이 공동으로 사흘에서 일주일정도 건물을 임대해 상품판매용 개별부스를 만들거나 공동 진열장을 만들어 행사를 열고 반품 및 교환요구, 고장수리 등 잡음이 일어나기 전 재빨리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특징이다. 아예 사업자등록증을 내걸고 수개월간 행사를 여는 곳도 있다. 경남 김해시내 한 행사장의 경우 일주일간 화장지 등 생필품을 무료로 준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한 후 손님을 끌어 모으며 오존기 등 중소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업체는 3개월간 건물임대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땡처리 상품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제품사용과정에서 하자가 생겨도 수리나 반품이 불가능하다는 것.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거나 기존 제품을 본 뜬 유사제품인데도 버젓이 유명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우수상품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땡처리업자들의 판매수법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며 "행사타이틀과 선전물에 현혹되지 말고 제품의 기능과 기술검증을 꼼꼼히 한 후 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수기자 김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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