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율빅딜에 실패한 5대그룹의 계열사를 기업개선작업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함에 따라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대재벌이 과잉 과오투자를 시정하지 못하고 부채비율축소 등 구조조정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여신회수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이 강제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무제표만을 살펴볼때 5대그룹의 핵심기업들도 퇴출될 운명에 놓일 수 있다. 퇴출여부를 가리는 「독자생존 가능성」을 잣대로 할 때 뼈를 깎는 자구노력 없이는 생존여부가 불분명한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5대그룹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한 반도체, 석유화학, 항공기, 철도차량, 발전설비, 선박용엔진, 정유업종은 대부분 부채비율이 300%를 넘고 최고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와 LG가 경영권을 다투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지난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이 현대전자는 934%, LG반도체는 617%에 달하는 실정이다. 지난 8월현재 상장사(금융기관제외)의 평균부채비율 360%의 2~3배 수준이다.
손익수조도 엉망이다. 금년 상반기중 현대전자는 3,304억원의 손실을, LG반도체는 2,4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빚으로 생산설비를 늘려 공급과잉을 초래하다 보니 금융비용부담에 짓눌리고 과잉공급에 따른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와 LG는 서로 반도체의 경영권을 장악하겠다고 다투고 있지만 16조원상당의 부채와 연간 1조원상당의 적자가 예상되는 업체가 탄생하는 셈이다.
반도체경기가 특단의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경우 이같은 재무구조로 홀로 설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재벌들이 빅딜을 명분으로 정부에 각종 특혜를 얻어내기 위한 속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유휴설비, 사업부문매각 등 자구노력을 선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고 금융지원 등에는 경영권포기 등 손실분담원칙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발전설비부문의 경우 삼성중공업은 부채 5조1,783억원에 자본 7,58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683%에 이른다. 정유부문도 한화에너지가 부채 3조1,548억원에 자본은 겨우 9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320%에 달하고 한화를 인수키로 한 현대정유도 부채 2조9,680억원, 자본 6,03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47%에 달한다.
항공기부문의 부채비율도 삼성항공 355%, 대우중공업 336%, 현대우주항공 2
,716%로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부채비율 감축목표 200%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해당재벌들은 단순한 지분나누기를 떠나 부채비율을 감축하고 유휴설비를 정리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감축을 무기로 한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압력아래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경영권포기, 사업매각 등을 강요당할 처지에 놓여있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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