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노ㆍ사문제에 대한 정답

최대화두는 노사문제다. 4ㆍ15 총선으로 민주노동당에서 10명의 국회의원이 나오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주제는 같은데 전개되는 양태와 해답은 완전 딴판이다. 그간 임금과 단체협상 중심으로 투쟁하고 운동했던 노동계는 재벌개혁ㆍ부유세도입ㆍ언론개혁 등 사회 전반적인 주제를 건드리기 시작했고 올 9월 정기국회에서는 아예 이런 것들을 법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매일 거침없이 드러내 고 있다. 반대 쪽에 있는 기업인들은 요즘 노동자들의 준동이 시작됐다며 벌써부터‘죽을 맛’이라고 바쁘게 호소하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한국투자를 꺼리는 요인 1순위로 과격한 노사문화가 꼽혀온 마당에 노동자들의 힘이 더 커 졌으니 외국인투자고 뭐고 한국에서 기업해 먹기 더 힘들게 됐다고 엄살을 떨고 있다. 이렇게 흉흉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마다 노동운동의 해답은 없냐는 질문을많이 한다. 질문이 많다 보니 대답해줄 필요성이 커서 수많은 노동전문가들을 탐문해가면서 똑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그런데 이들이 내놓은 해답은 바로 ‘해외선진국들’ 이었다. 그들은 이미 과격한 노사문제를 몸으로 경험했고 이를 풀어가는 노하우들이 각종 정책과 인식 속에 녹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글로벌스탠더드’라고 부른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 때 “선진국에 없는 법이나 규정은 국내도입을 일단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해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다.글로벌스탠더드는 해외선진국들이 수백년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과 정에서 실패한 경험까지 모두 녹아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앞으로 민노당을 통해 어떤 정책을 추가로 쏟아낼지 모르지만‘노동운동의 글로벌스탠더드’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인도 그간우리의 노동법이 사실 사용자에게 유리한 조항 중심이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된다. 우리가 그나마 이정도 수준의 노동자보호 장치를 갖춘 노동법을 갖게 된 것은 지난 87년 6ㆍ19선언 때니 불과 17년이다. 노동계가 얼토당토 않은 정책이 아닌 글로벌스탠더드를 들고나오면 재계도 과감하게 머리를 맞대고 그 정책의 도입속도를 함께 고민해야 된다. 그래야 노동자가 살고, 기업이 살고, 대한민국이 산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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