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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디자인 독립"
입력2006.07.31 17:24:06
수정
2006.07.31 17:24:06
"현대와 품질공유하되 독자 스타일로 승부"<br>업계선 "鄭의선 사장 자기색깔 찾기 아니냐"<br>세계적 車디자이너 슈라이어 부사장 영입
| 기아 프라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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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서 ‘기아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현대차로부터의 ‘디자인 독립’을 선언했다. 현대차의 ‘형제회사’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 기아차 고유의 디자인으로 해외시장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선 정 사장이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 설립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면서 그룹 글로벌 경영의 한축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번 디자인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영의 보폭을 더욱 넓히면서 본격적인 ‘자기 색깔’ 찾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31일 “현대ㆍ기아차의 우수한 품질경쟁력은 공유하되 세계 시장에서 기아차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앞으로 차량 라인업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키고 감성적 디자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기아차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 플랫폼과 신기술 개발 등 품질경쟁력은 현대차와 보조를 맞추되 디자인에서는 기아차 고유의 정체성을 구축해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유럽ㆍ미국ㆍ중국 등 해외공장의 생산증가로 해외시장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현대차와는 차별화되면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를 위해 아우디ㆍ폭스바겐 등에서 디자인 담당 총괄 책임자를 지낸 독일 출신의 자동차 디자인 전문가인 피터 슈라이어(53ㆍ사진)씨를 디자인총괄 부사장(CDO)으로 영입했다. 기아차 해외 디자인 거점을 모두 관장하는 슈라이어 부사장은 앞으로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면서 오는 9월 말 파리모터쇼에서 기아차의 새로운 디자인 핵심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 영입을 통해 기아차 디자인이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이처럼 회사경영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공식 언급을 한 것은 지난 3월 중순 열린 미국 조지아주 공장 투자계약 체결행사 이후 처음이다. 정 사장은 당시 계약서에 직접 서명을 하면서 “기아차와 조지아주 정부는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아차 미국공장을 품질과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공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은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 사장의 기아차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첫번째 하드웨어 작품”이라며 “이번 디자인 차별화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기아차만의 브랜드 이미지 확보를 통해 BMWㆍ벤츠 등 고유의 핵심적 디자인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일류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또 다른 승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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