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속수 같은 최선

제5보(77~100)


흑77은 꼭 필요한 응수였을까. 그곳은 백이 따내도 가에 막으면 큼직한 집을 지을 수 있으니 차라리 손을 빼어 다른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한 아마추어 기자가 흑77을 완착 같다고 주장하자 린하이펑 9단은 고개를 흔들었다. 참고도1의 백1로 붙이는 짜릿짜릿한 수단이 있어서 흑이 곤란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흑2로 반발하면 백3 이하 백7로 흑이 망한다. 그렇다고 흑2로 4에 물러서면 백이 2로 가만히 이을 때 흑은 A에 또 물러서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싫어서 장쉬는 실전보의 흑77로 둔 것이다. 집이 모자라는 백으로서는 백78 이하 88로 우변 흑대마를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대마는 안형이 풍부하여 잡힐 것 같지가 않다. 백92는 25분의 장고 끝에 두어진 수. 원래 이런 형태에서는 참고도2의 백1로 응수를 묻는 것이 맥점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이면 흑은 2 이하 10으로 외세를 만들 것이 뻔하다. 이 방면에 흑의 외세가 생기면 우변 흑대마에 대한 공격은 더 이상 기대해볼 수가 없다. 그것을 내다보고 야마시타는 실전보의 백92, 94로 둔 것이다. 속수 같지만 최선이었다. 흑97은 우하귀 일대의 백대마 전체를 엿본 수. 장쉬는 집이 남아돌면서도 공격적인 착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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