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정연 "우승컵 보였는데…"

막판 뒷심·경험 부족에 아쉬운 준우승… 잉스터 3년만에 정상에

이정연이 20일(한국시간) 미국 LPGA투어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최종라운드 4번홀 벙커에서 볼을 쳐내 그린에 올리고 있다. /슈퍼스티션마운틴(미국 애리조나주)=AP연합뉴스

막판 뒷심과 경험부족이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우승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샷 연습뿐 아니라 반드시 마인드 컨트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 대회이기도 했다. 이정연(27)과 송아리(20ㆍ하이마트)가 사흘 내내 자리를 바꿔가며 1, 2위를 달렸던 미국LPGA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총 상금 140만달러). 막판 2개 홀을 남겼을 때도 이정연이 공동 선두를 달렸던 그 경기에서 정작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선수는 미국의 노장 줄리 잉스터(46)였다. 잉스터는 이날만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우승상금은 21만 달러. 이정연은 2타차(13언더파 275타) 2위, 송아리는 3타차(12언더파 276타) 3위로 경기를 마쳤다. 두 선수는 이날 모두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이정연이 단독 선두, 송아리가 1타 뒤진 2위로 시작됐고 잉스터와 미셸 레드먼은 이정연에게 4타나 뒤진 공동 3위였기 때문에 한국 선수가 무난히 시즌 3승째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정연과 송아리는 미스 샷을 연발했다. 특히 이정연은 생애 첫 승의 희망과 긴장감에 짓눌린 듯 후반으로 갈수록 페어웨이에 볼을 올리기도 힘겨워했다. 첫 2개홀 연속 버디로 기세 좋게 출발한 이정연은 4, 8번홀에서 보기를 한 뒤 12, 13번홀 연속 버디로 제자리 걸음을 했을 때도 잉스터의 맹 추격이 부담스럽지만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파4의 14번홀 더블보기가 치명적이었다. 드라이버 샷 미스로 맨 땅에서 세컨 샷을 하게 된 이정연은 벙커와 다시 맨땅을 전전한 끝에 더블보기를 기록, 잉스터에게 선두를 내줬다. 또 잉스터가 16번홀에서 보기를 한 덕에 다시 찾았던 공동 선두 자리를 17번홀 티 샷 미스에 따른 보기로 또 놓쳤다. 잉스터가 버디를 했던 마지막 홀에서는 파로 침묵하면서 결국 2타 차로 뒤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은 지난 2004년 3월 웰치스 챔피언십에서 거둔 공동 준우승에 이어 2년 만에 거둔 이정연의 최고 성적. 단독 준우승이기 때문에 LPGA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이라고 봐도 좋다. 그러나 우승 문턱을 반쯤 넘었다가 주저 앉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어찌됐건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까지 올 시즌 LPGA투어 대회에서 매번 준우승자를 배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송아리도 14번 홀에서 이정연과 함께 더블보기를 하면서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두 선수는 마지막 조로 나서게 된 긴장감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에 눈발까지 날리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백전노장 잉스터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노련미를 과시했다. 잉스터는 이날 우승으로 지난 2003년 에비앙마스터스 이후 3년 만에 승수를 보태며 통산 31승째를 기록했다. 한편 우승은 놓쳤어도 이정연이 2위, 송아리가 3위에 오른 데 이어 이날만 2타를 줄인 장정(26)이 합계 11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고 3언더파를 보탠 양영아(28)는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4명이 ‘톱 10’에 들어 여전히 한국 선수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개막전 우승자 김주미(22ㆍ하이트맥주)는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 안시현(22ㆍ코오롱), 조령아(22) 등 3명과 8언더파 공동 12위에 올랐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지만 3라운드에서 75타라는 어이없는 스코어를 내며 사실상우승의 꿈을 접었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36ㆍ스웨덴)은 6언더파 66타의 데일리베스트 샷을 뿜어내 공동 12위(8언더파 280타)까지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뽐냈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지난해 11월 미즈노클래식부터 이어온 연속 우승 기록이 3연승에서 멈췄을 뿐 아니라 ‘톱10’ 진입도 실패해 다소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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