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해외투자수지 마저 적자라면

지난 5년간 제조업부문의 해외투자수지 적자가 27억달러나 된다는 산업자원부의 발표는 외국기업은 안 들어오고 우리기업은 줄지어 해외로 나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만큼 제조업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제조업부문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119억8,000만달러인데 비해 우리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14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1995년 이후 국내 기업 5,000개가 중국으로 공장을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는 발표로 제조업부문의 해외투자수지 적자를 뒷받침한 바 있다. 2002년부터는 대중국 투자건수만도 매년 1,000건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2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만도 2,000개의 일자리가 대중국 투자로 줄어들었다. 고비용ㆍ저효율 현상 때문에 국내기업의 해외이전 및 투자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성장활력 감퇴와 경제 양극화 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공장의 해외 이전 및 투자는 사양사업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우리는 산업의 주축인 통신기기가 앞장 서 있는 등 내용마저 나쁘다. 통신기기는 지난 5년 동안 22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체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행히 제조업부문에 비해 서비스부문은 1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최근의 반외국기업 정서로 이마저 앞날이 밝은 편만은 아니다. 외국기업은 들어오고 국내기업은 외국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완화,고비용ㆍ저효율 현상 해소 및 유연한 노사관계 구축 등이 중요하다. 정부는 규제완화를 반복해 외치고 있지만 말 뿐이다. 더구나 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8명으로 떨어져 심각한 노동력 부족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당 원화 환율마저 920원대로 급락해 고비용ㆍ저효율 현상 해소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입지가 더욱 좁아진 국내기업의 해외탈출로 인한 제조업부문의 해외투자 적자 행진은 계속 이어져 제조업공동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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