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자금 사태와 고유가, 환율하락 등 각종 악재로 가뜩이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번에는 임단협 등을 둘러싼 노사간 마찰까지 겹치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을 필두로 쌍용차ㆍGM대우 등 다른 완성차 노조들도 이번주에 줄줄이 쟁의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이날 오후1시부터 2시간 동안 울산공장 주간조 조합원 2만여명이 파업에 들어갔으며 야간조 1만여명도 오후11시부터 2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이로써 국내 최대의 제조업체인 현대차 노조는 지난 95년 이후 12년 연속으로 파업을 벌이는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오는 29일 상급노조에 임단협 협상을 위임하는 산별전환 찬반투표까지 실시할 예정이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현대차는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날 시작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1만여대의 생산차질과 함께 약 1,3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 이날 하루에만 2,654대의 생산차질 및 36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 개시 이후 노조 출정식 등 각종 조업차질로 인한 피해는 7,289대, 1,003억원 규모”라며 “여기에 임단협뿐 아니라 올들어 노조측이 진행한 각종 파업손실까지 합산하면 피해액은 1만7,664대, 2,424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4일간의 부분파업이 끝나면 올들어 노조파업으로 인한 손실규모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완성차 업계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실적악화로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간 쌍용차 역시 노조는 임금인상 및 희망퇴직 문제 등에 대한 사측과의 입장차가 커지면서 쟁의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측은 당초 22~23일 쟁의행위 찬판투표를 실시했으나 투표참여 인원이 모자라 무산됐으며 조만간 다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GM대우도 기본급 8.55% 인상 및 각종 수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28일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지고 있는 노조측의 연쇄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