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악화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애플 악재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급락세를 보였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65포인트(1.63%) 하락한 1,360.5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97억원, 34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들이 전기전자주를 중심으로 1,22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급락을 부채질했다. 특히 이날 시장에서는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가는 ‘중기 데드크로스’가 발생,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지수도 13.43포인트 빠진 583.62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애플 악재다. 미국 인텔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애플의 2ㆍ4분기(2007년 1~3월) 실적도 월가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기술주의 급락을 초래했고 그 여파가 국내 시장에까지 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수급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펀드 자금 유입세가 둔화되면서 기관들이 1조4,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내다 팔면서 수급 균열이 생겼다는 진단이다. 여기에다 프로그램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수급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인하 등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을 사려는 세력이 없다 보니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1ㆍ4분기 중에는 1,300선을 하단으로 하는 조정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