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강행이냐, 일부 등원하는 병행투쟁이냐. 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 대응방침을 두고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 내부에서 병행투쟁론이 점차 세를 얻어가고 있는데다 기록적인 폭설 피해 앞에서 장외투쟁을 고집하기엔 여론의 시선이 따갑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일단 강경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책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줄기차게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는 그러나 “정치 집단이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당시의 날씨를 따지지 말고 최선 다해 의지를 관철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장외투쟁 일변도 회의론을 의식, 의원들의‘단일대오’유지를 당부했다.
지도부의 강경기조 고수와는 달리 장외투쟁에 대한 회의론이 점차 세를 얻고 있어 분위기가 바뀔 조짐도 보인다. 한 의원은 “내복을 입었다는 둥, 귀가 시리다는 둥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의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장에서 지도부의 방침에 대해 토론을 신청한 배일도 의원을 서둘러 저지한 것과 국회의장실 점거농성 전격 해제 선언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이규택 사학법무효투쟁 대책본부장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의장실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모든 의원들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을 풀며 김원기 의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강 원내대표는 “농성은 풀지만 의장이 사회 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사회를 볼 기미가 보이면 본회의장을 점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