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요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자신이 사용하지도 않는 요금이 청구되는가 하면 무선인터넷 서비스 요금을 잘 모르고 이용하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이 단문메시지(SMS) 등을 통해 고가의 콘텐츠 결제 사실을 자동으로 고지해주는 ‘요금자동경보시스템’ 과 같은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통요금 피해 접수 1년새 2배 급증세=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위원회에 접수된 요금 관련 민원은 2003년 697건에서 지난해 2,340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7월까지만 3,000여건에 달했다. 이렇게 요금관련 민원이 급증하는 것은 요금이 잘못 청구되거나 서비스 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 없이 서비스를 홍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법 복제나 명의 도용 등으로 요금이 청구된 경우 소비자가 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경찰서 신고 등의 절차가 필요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특히 이통사 콘텐츠의 경우 제작업체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만큼 오류가 발생한 업체를 요금 피해자들이 일일이 찾아내 항의를 해야 한다. 특히 현재 요금 약관에 따르면 6개월 이후에는 통화내역 등 관련자료가 폐기되기 때문에 부당요금 청구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민원을 제기해야만 피해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아닌 요금 기준으로 고지해야=이통요금과 관련해 주로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음성보다는 데이터다. 이통사들의 경우 차세대 수익원으로 게임,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이런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콘텐츠의 매출 비중이 15~25%에 달한다. 데이터 요금은 체계가 복잡한데다 이통사 스스로 이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황당한 요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 요금은 보통 0.5Kb(킬로비트)를 한 단위로 해서 콘텐츠 이용료와는 별도로 요금이 부과된다. 패킷당 요금은 텍스트는 6.5원, 멀티미디어는 2.5원, 동영상은 1.3원으로 3MB(메가바이트)인 MP3 파일 한 개가 약 6,000패킷이다. 따라서 정보이용료가 500원인 3MB짜리 MP3파일을 휴대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는다면 1만5,000원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패킷 요금이 어떻게 부과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이용자가 적기 때문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은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주소정보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정확한 요금산출이 어렵다”며 데이터 요금을 고지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시한다. 반면 소비자 단체들은 “콘텐츠 용량에 따른 데이터 요금 산출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이동통신사가 이용자 감소를 우려해 정확한 요금고지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요금경보시스템’등 안전장치 필요=게임이나 동영상 등 무선콘텐츠에 대한 요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데이터요금의 정확한 고지와 함께 이용자에게 바로 바로 결제 사실과 금액을 통보해주는 일종의 ‘요금경보시스템’ 과 같은 장치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수 천원에서 수 만원에 달하는 무선콘텐츠의 경우 휴대폰을 통해 일정 정도 이상의 금액이 결제됐을 때는 신용카드회사처럼 이통사에서 단문문자메시지(SMS) 등으로 사용자에게 즉시 고지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가정에서 부모의 휴대폰을 몰래 사용해 고가의 무선콘텐츠를 사용하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는 매월 고지되는 월 이통요금이 평상시 보다 비정상적으로 많이 부과됐을 때 역시 이용자들에게 ‘내역 확인이 필요하다’는 e메일이나 SMS 등의 공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이통사들의 경우 휴대폰 고지서를 e메일 등으로 단순히 이용고지서가 발부됐다는 내용만 고지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확인하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시스템 과부하나 소요비용 등을 들어 안전장치 마련에는 소극적이다. 이동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요금과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요금 시스템의 서버 용량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관련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