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줄줄 새는 공시정보

[기자의 눈] 줄줄 새는 공시정보 "항상 뒷북치는 개미들만 불쌍" 서동철 기자 sdchaos@sed.co.kr “A업체를 강하게 콜(매수)하셔야할 시기입니다.” 얼마전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메신저를 통해 유포한 메시지가 우연히 기자에게까지 전달됐다. 메시지의 주 내용은 A업체의 주요 인사로부터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 이 업체의 영업이익이 잘 나오고 있어서 4ㆍ4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A업체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다음날 관련 내용을 담은 증권사 분석보고서가 나왔다. 이 업체의 주가는 그 이후로도 며칠 더 오름세를 보였다. 이 메시지 하나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의심될 만한 상황이었다. A기업의 사례처럼 최근들어 상장기업들의 주요 정보가 줄줄 새고 있다. 공시 대상인 기업 경영과 관련된 중요 사항들이 내부자들이나 애널리스트 등 ‘비밀통로’를 통해 회사 밖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보 유출과 이를 이용한 투자는 명백한 불법행위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증시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콜마와 코아스웰, 더베이직하우스 등의 경우 호재성 공시 전에는 주가가 급등하다가 정작 공시후에는 급락하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주가 흐름을 보면 공시와 관련있는 사람들로부터 정보가 먼저 새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 정보 유출 행태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감시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정보 유출자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처벌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정보와 시간이 곧 돈인 주식시장에서 정보흐름 자체가 왜곡된다면 증시는 더 이상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없다. 불공정 행위가 판치는 상황에서 시장이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좀 더 세밀한 시장감시와 사후관리가 필요한 때다. 입력시간 : 2006/12/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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