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재도약하는 건설코리아] <5>베트남·중국에 한국형주택 열풍

'건설 한류'…신도시 개발까지 러브콜<br>"기술력 뛰어나다" 부유층중심 아파트 분양 인기<br>국내업체 10여곳서 사무소 설치등 진출 잇따라<br>GS건설 100만평규모 신도시 추진등 가장 활발

베트남 호치민의 고급 주거단지인 푸미흥. 이곳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상업시설 등이 부족하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국형 신도시들을 베트남에 선보일 계획이다.

GS건설이 베트남 경제중심지인 호치민 남부에 조성중인 '나베' 신도시 조감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개발을 추진중인 '따이 호 따이' 신도시 조감도.

“베트남에서 한국의 분당이나 일산과 같은 신도시를 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건설업체들의 기술로 지은 한국형 주택단지가 베트남에 생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라요.”(이상민 GS건설 호치민 사무소 이사) 해마다 7~8%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의 신흥 강호로 자리잡고 있는 베트남.이 나라에 최근 한국형 주택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가 지은 아파트가 베트남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급기야 한국형 주택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신도시 개발을 맡아달라며 베트남 정부가 한국 건설업체에 구애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방송ㆍ문화 등 분야의 한류바람이 건설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의 교통요지에 있는 주요 건물에 가수 비와 탤런트 이영애 등을 모델로 내세운 국내 건설업체의 광고판이 걸려 있고 신축 빌딩 공사현장에서도 태극기가 펄럭인다. 호찌민 고급주거단지인 ‘푸미흥’ 개발을 주도한 씨티엔디의 팜시리엠 부장은 “한국 건설업체의 기술력이 워낙 좋다고 소문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된 것으로 안다”며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국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욱 GS건설 호찌민 사무소 차장은 “베트남은 우리나라에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도움이 절실한 곳”이라며 “개발 초기에 있는 국가로 무엇보다 도로나 주택 등의 기본 인프라 구축에 있어 대한민국 건설업체의 비중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1990년대 중반 국내 건설업체가 본격적으로 진출한 베트남에는 현재 10여개 회사가 대표사무소를 설치해 수주활동 및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서상원 금호건설 과장은 “2003년 이후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최근 베트남 시장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중견 업체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업체 중 베트남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GS건설이다. 총 6곳에서 사업을 진행중이며 호찌민 남부 냐베 지역에는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현재 강이 흐르고 늪지로 형성된 이 곳은 2019년까지 우리나라의 분당, 일산과 같은 신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한욱 차장은 “호찌민 남부에 조성된 ‘푸미흥(Fumihung)’이 고급주거단지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냐베 신도시가 개발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한국형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택 1만7,000여 가구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이 곳 외에도 호찌민 도심에 54층 높이의 초고층 복합빌딩인 ‘엑사이(XI) 타워’를 비롯해 백화점, 오피스, 아파트 등 연면적 5만평 규모의 개발을 진행중이고,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푸 지역에는 고급 연립과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금호건설은 연내 ‘금호아시아나 플라자’의 착공을 앞두고 있다. 금호건설 호찌민지사 현장소장을 맡고 있는 박윤정 이사는 “지난 1996년 합작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 승인까지 받았으나 아시아 통화 위기 등으로 인해 무려 10여년이나 사업이 지체됐다”며 “하루 빨리 금호의 기술력을 펼쳐 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호건설은 지난달 21일 베트남 기획투자부로부터 베트남 기업과의 합작사업에서 100% 출자전환 사업으로의 최종 허가서를 받았다. 금호아시아나 플라자는 아파트(32층), 오피스(22층), 호텔(22층)로 이뤄지며 총 사업비는 2억2,300만 달러 규모다. 중견건설업체 대원은 지난해 국내업체로는 최초로 모델하우스를 열고 ‘대원칸타빌’ 아파트 390가구, 주상복합 440가구 분양했다. 골조만 만들어 파는 현지 방식이 아닌 한국식 마감형 아파트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2, 3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수도 하노이에서는 63만평 규모의 ‘따이 호 따이(Tay Ho Tay)’ 신도시를 개발중인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ㆍ동일ㆍ코오롱ㆍ경남ㆍ대원)이 지난 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과거 김우중 회장 당시에 계획했던 하노이 북부 개발 프로젝트 등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노이뉴타운 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구 전무는 “과거에 사업허가까지 받았던 북부지역 8,000여만평의 개발을 다시 우리 손으로 수행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은 대우건설 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업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포스코건설과 한신공영도 베트남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인근의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대가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부지를 공급받아 하노이 경계의 안카잉(An Khanh) 지역에 80만평에 달하는 자립형 신도시를 개발한다. 안카잉 신도시는 올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15년간에 걸쳐 약 14억 달러가 투자되며 단독주택 1,351가구, 공동주택 6,335가구 등이 들어선다. 한신공영도 외국업체로는 처음으로 하노이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베트남 업체인 인코멕스와 손잡고 낌리엔(Kim Lien) 지역 아파트 12개 동을 헌 뒤 그 자리에 새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지난 3일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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