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우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불안에 따라 투신·은행 신탁상품 등에서 돈이 빠지면서 안정적인 은행 저축성에 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성예금이 지난 1월 전월대비 9조8,861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2월 12조5,077억원, 3월 6조6,719억원, 4월 10조6,632억원이 전월에 비해 각각 늘어 4개월만에 39조7,289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지난 6일 현재 315조4,577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저축성예금 증가규모는 97년 25조5,000억원, 98년 50조3,000억원, 99년 66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는 데 올해 4월까지의 증가액이 지난 한해 증가액의 60%에 이르렀다.
반면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지난 1월 4조9,387억원, 2월 16조8,780억원, 3월 9조5,779억원, 4월 6조4,882억원 등 모두 37조8,828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중 장기공사채형은 30조9,689억원, 단기공사채형은 6조9,139억원이 각각 줄어들었다.
그러나 주식형 수익증권은 주가가 조정장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등 공모주 청약권을 주는 하이일드 펀드 등의 호조로 1월에 2조5,551억원, 2월에 2조8,394억원, 3월에 3조9,509억원, 4월에 1조2,875억원이 각각 늘어났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2월 대우채 환매 이후에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고객들이 위험성이 있는 투신상품이나 은행신탁보다는 안정적인 저축성 예금을 선호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의 투신사 대책과 주식시장 향방에 따라 시중자금이 저축성 예금에서 다시 이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5/12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