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 계승공감정권인수 조율도■ DJ-盧당선자 회동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3일 대선 이후 첫 회동에서 북한의 핵문제와 대미 정책 등 정책 현안과 정권인수 절차 등이 깊이 있게 논의했다. 노 당선자는 김 대통령으로부터 정상회담 경험 등 듣고 미국을 비롯한 일본ㆍ중국ㆍ러시아ㆍ유럽연합(EU) 등 국제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북ㆍ대미 정책 조언 받아
이번 회동은 노 당선자가 대북ㆍ대미 정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현 정권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밝힌 만큼 차기 정권에서 큰 폭의 대북정책 수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 당선자는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때문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대미 관계에 있어서는 식견이 넓은 김 대통령으로부터 폭 넓은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노 당선자는 김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안가로 옮겨 임동원 대통령 외교ㆍ통일 특보로부터 남북관계 등 대외정책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특히 대미정책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개인 교습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는 "당 외곽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로부터 24일 장시간 동안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정책 조율을 위해 누구를 언제 미국 특사를 파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대미 외교분야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행정부로부터 추천 받아, 내년 2월 취임이전 미국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권인수 의견조율
차기 정권은 현 정권을 계승한 측면이 강해 정권 인수과정에서 행정부처 개편 등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와주십시요"라는 노 당선자의 부탁에 김 대통령이 "정권 인계인수가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라고 답한 것은 원만한 정권인수를 뒷받침한다.
인수위원회 구성은 민주당 등 정치권 출신보다는 실무형에 가까운 인물들이 대거 발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낮은 차원에서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동에서 김 대통령은 정권인수 경험 등에 대해 노 당선자에게 조언하고 내각 구성에 필요한 인물을 추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두 분이 워낙 가깝다"라며 정권인수 작업에 큰 무리가 없음을 시사했다.
문병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