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가격 폭락이 지속되자 반도체 시장 4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난야 및 프로모스 등 대만 반도체 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엘피다는 특히 대만과의 공동전선 구축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나서 향후 삼성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와 생존을 건 시장쟁탈전이 전방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카모토 유키오 일본 엘피다 사장은 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수준의 가격이 유지된다면 단지 빅3(삼성ㆍ하이닉스ㆍ키몬다)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대만의 난야(6위), 프로모스(8위) 등과의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사장은 “난야나 프로모스 같은 대만 반도체 업체와 추가로 제휴할 경우 결합된 생산량이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다”며 “(제휴가 성사되면) 우리를 훨씬 더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워칩과 합작사인 렉스칩의 생산량 등을 합치면 내년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세계 최대 D램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일본과 대만 업체의 결합은 삼성전자ㆍ하이닉스와의 시장지배력 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어느 한쪽이 포기하기 전까지는 치열한 공급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가격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카모토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제휴 대상으로 거론된 대만 업체들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파이 페이린 난야 대변인은 “매우 영광스럽다”며 반겼고 벤 쳉 프로모스 대변인 역시 “(엘피다와의 제휴 제안이) 이치에 맞는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대만 현물시장에서 주력 D램 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67㎒ 제품은 1달러선이 붕괴되며 0.97달러에 거래됐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DDR2 512Mb 667㎒ 가격이 1.5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모든 업체들이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