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T 오너일가 전면퇴진… 재계 후폭풍] “소유-경영분석시대 오나” 촉각

SK그룹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 일가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경영일선에서 전면 퇴진키로 함에 따라 이를 시발점으로 재계 전반에 `소유와 경영의 분리시대`가 펼쳐질 것인지 주목된다. 재계에선 SK측의 이번 결정에 대해 겉으론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명분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의미 자체를 확대시키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속내는 이번 결정이 (소버린과의 분쟁과 무관하게) 한국적 오너지배 구조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노종 SK그룹 전무는 이와 관련, “소버린과의 커다란 전쟁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참여연대와 또 다른 대립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소유ㆍ경영 분리 오나= 최 회장 등 SK오너 일가가 SK텔레콤 경영에서 대거 물러난 것은 굳이 경영에 간섭하지 않아도 SKT가 좋은 기업으로 지속,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초우량기업의 경영에 대해 대주주가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대목이다. SK그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경우 이사회가 상당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지원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 회장은 SK텔레콤 지분 약 20%를 보유한 SK㈜ 이사회와 투자회사 관리실을 통해 SK텔레콤의 경영실적과 전문경영인에 대한 평가는 지속할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주주의 직접 보유지분이 낮은 다국적기업은 이사회 독립성이 강화되면서 소유와 경영 분리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경영권 방어 총력ㆍ지배구조 선진화는 대세=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대해“아직은 이르다”는 게 재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SK의 경우, `소버린`이라는 외국계 펀드가 최 회장 등의 퇴진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경영권을 빼았겠다고 나선 데 따라 SK측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SK는 오너 일가가 전격적으로 퇴진하면서 그룹 경영권 장악력이 떨어지겠지만 최 회장이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의 대표이사 직을 유지하는 한 충분히 경영을 콘트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오히려 외국인 등으로부터의 경영권 위협에 방어력을 높이는 한편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INI스틸은 현대차에 대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외국계의 경영권 인수 방어 차원에서 2006년까지 미쓰비시가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 2.52%를 전량 인수하기로 했으며. 풍산도 최근 외국인의 지분확대에 맞서 자사주 10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도입에 가속도를 붙이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함께 꾀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의 기업가 정신이 여전히 기업과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자본주의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꼭 긍정적이지 만도 않다”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은 가속화하겠지만 소유ㆍ경영의 분리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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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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