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페라 ‘카르멘’도 운동장서 본다

프랑스 작가 P. 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카르멘`은 1875년 작곡, 초연된 이후 세계서 가장 빈번하게 올려지는 작품중 하나다. 이 작품은 스페인남부의 세비야를 무대로 정열의 집시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돈 호세`하사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호세는 카르멘과의 사랑을 위해 부대에서 이탈하고 상관을 죽이기까지 하지만 카르멘의 마음은 투우사 에스카밀리오에게로 옮겨가게 된다. 호세는 그녀를 타이르며 설득하나 끝내 말을 듣지 않자 투우경기장에서 단도로 그녀를 죽이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이 작품은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서곡과 `하바네라``집시의 노래` `투우사의 노래``카르멘과 호세의 2중창`등이 특히 유명해 일부 CF에도 차용할 정도로 귀에 익숙하다. 그래서 국내무대서 여러 번 올려져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 레퍼토리다. 그러나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매번 밥상에 올라오면 질리기 마련. 국내선 정형화 돼다시피한 `카르멘`이 무대를 운동장으로 옮겨 5월15일부터 19일까지 총4회(17일 공연없음)에 걸쳐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 올려진다. 지난해 경기장 대형무대에 올려진 `투란도트`와`아이다`, `라보엠`에 이은 공연으로 “적자공연을 계속해야 하나”하는 논란속에 준비되는 작품으로 관심을 모은다. 제작비 70억원중 절반이상을 수급한 베넥스 A&C의 민윤기대표는 “이 공연도 실패하면 우리나라에서 야외공연은 없을 것이라는 각오를 갖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공연을 반드시 성공시켜 오페라 무대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 것이며 언젠가는 꼭 `아이다`도 제 손으로 야외에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5월 잠실운동장에서는 세비야 지방의 정취와 정열을 만날 수 있다. 재현되는 무대는 카르멘의 일터이자 군인 돈 호세와 처음 만났던 담배공장과 카르멘의 마음을 빼앗은 투우사 에스카밀리오의 공간이며 카르멘이 호세의 칼에 찔려 죽음을 맞는 투우경기장 그대로 옮겨온다. 현재 담배공장은 법학도들이 붐비는 세비야 법대로 변했다. 투우경기장은 투우 시즌이 아닌 요즘도 관람객들로 붐빈다. 여기에 300여명에 이르는 스페인 정통 플라멩고팀의 내한공연 등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서 야외무대로는 첫 선을 보이게 될 이번 공연은 볼거리외에 스탭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수십년간 프랑스와 독일등지에서 1백여편에 이르는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던 이탈리아 출신의 쟌 카를로 델 모나코가 연출을 맡았다. 돈 호세 역을 맡은 호세 쿠라는 이 시대 프리모 테너로 앞으로 수년간의 스케쥴이 빡빡히 잡힌 인기스타다. 성악가이자 지휘자, 작곡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의 한국 첫무대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도 높다. 그의 상대역 카르멘으로는 세계가 격찬한 디바 엘레나 자렘바가 열연한다. 연주는 러시아 교향악단이 맡고 지휘는 그리스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을 역임한 루카스 카리티노스가 맡는다. 베넥스 A&C는 `카르멘`잠실공연에 앞서 지난달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르멘`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현재 이태리에서 공연중인 남녀 두 성악가만 빠지고 연출자를 비롯한 무대감독 등이 참석했다. <마드리드 =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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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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