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산 APEC 폐막] 한국 외교력 합격점

양자회담·APEC주제 1인2역 무난히 소화<br>"경제·통상분야서도 짭짤한 소득" 평가 받아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라는 다자외교 무대와 4강을 비롯한 11개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에서 한국의 외교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편 경제ㆍ통상 분야에서의 실익도 적지않게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제13차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역내 무역자유화의 이행방안을 담은 ‘부산 선언’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오는 2006년 타결을 촉구하는 ‘DDA 특별성명’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성과물들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6개월 전부터 실무ㆍ장관급 조율을 진행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18ㆍ19일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통해 성과가 나온 것으로 개최국 외교역량을 세계에 과시하기 충분하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지난해 칠레 산티아고 APEC 정상회담이 반세계 물결로 이견만 확인한 채 좌초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노 대통령은 준비된 의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외에도 ‘APEC 역내 양극화 해소’라는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기도 했다. 개별 양자 회담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미ㆍ중ㆍ러ㆍ일 등 4강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해법의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하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경제ㆍ통상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관계를 ‘협력ㆍ동반자 관계’로 심화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김치분쟁 등 양국간 문제는 한중 우호협력 관계라는 큰 틀 속에서 원만히 합의해나가기로 한 것과 급증하는 교역증가를 감안해 무역마찰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점은 의미가 크다. 통상ㆍ교류의 확대는 한ㆍ러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다. 한ㆍ러 정상회담 후 채택된 ‘한ㆍ러간 경제ㆍ통상협력을 위한 행동계획’은 양국간 경제교류에 대한 포괄적 협력 계획을 담은 것으로 양국 물적ㆍ인적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와 비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계획은 극동 시베리아 유전 및 가스 공동개발, 우주인 양성 프로그램,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한반도 종단 철도 연결사업 등을 망라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끌었던 한ㆍ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장관급 전략대화 출범을 합의하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협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여전히 ‘선 핵 폐기-후 경수로 지원’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해법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과 큰 괴리를 보여 후속 북핵 6자 회담이 적지않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신사참배 등 과거사 인식에 대한 양국의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나 아쉬움이 남는다. 노 대통령은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18ㆍ19일 이틀 동안 분초를 쪼개 캐나다ㆍ칠레 등 6개국 릴레이 정상회담도 가졌다. 노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FTA 교섭 과정에서 개성공단 물품을 FTA 대상 품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아세안 국가 정상들의 협력의사를 받아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