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매매 단속 첫날 "집창촌 개점휴업'"

정전사고 난듯 불꺼져 적막감 감돌기도…경찰 잠복근무에 업주들 볼멘 소리

성매매 단속 첫날 "집창촌 개점휴업'" 정전사고 난듯 불꺼져 적막감 감돌기도…경찰 잠복근무에 업주들 볼멘 소리 • 경찰, 성매매 특별단속 첫날 138명 검거 • 성매매 단속 첫날 병원 의사 등도 적발 • 성매매특별법 시행 '性시장' 대폭축소 기대 성매매특별법 시행 첫날인 23일 새벽 전국 주요 도시의 집창촌과 유흥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보였다. 대부분의 업소들이 경찰의 집중 단속에서 `시범 케이스'로 적발돼 입게 될 피해를 우려,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영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소 같으면 홍등가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을 집창촌과 유흥가 주변일대는 대부분 불이 꺼진 어둠 속에 적막감마저 감도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했다. 평소 취객들과 속칭 `삐끼' 등으로 시끌벅적했던 부산 완월동, 해운대 609,범천동 300번지, 괘법동 포푸라마치 등 부산지역 각 집창촌은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가운데 오가는 이조차 찾기 힘들 정도였다. 몇몇 업주들만이 당국의 단속에 볼멘소리를 쏟아내며 지키고 있었을 뿐 이들 집창촌의 어두운 표정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됐다. 집창촌 뿐만 아니라 부산시내 각 유흥업소도 한산한 가운데 업주들은 혹시나 단속의 유탄을 맞이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웠다. 완월동에서 십수년째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55.여)씨는 "앞으로 생계유지가 큰 걱정"이라며 "술집 뿐만 아니라 여관, 식당, 미장원 등 완월동 거리로인해 먹고 살던 사람들이 제일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소나기는 피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날 대구지역 집창촌인 속칭 `자갈마당'과 유흥업소들도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방침에 잔뜩 움츠린 모습을 보였다. 대구 중구 도원동 소재 자갈마당의 경우 현재 영업중인 50여개 업소 가운데 10여개 업소가 이날 휴업에 들어가 불이 꺼진 상태였고 그나마 문을 연 나머지 업소들에도 업소당 윤락녀가 1-2명에 불과,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경찰의 집중 단속 소식에 취객들의 발길이 대부분 끊어져 거리가 썰렁한 모습을보였고 취객들을 상대로 한 호객행위도 거의 없었으며 아무 것도 모르고 자갈마당을찾았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황급히 떠나는 취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성매매의 온상으로 지적돼온 대구시내 안마시술소와 심야 이발소, 고급 술집 등에도 손님의 발길이 크게 줄어 성매매 특별법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이날 0시를 기해 유흥주점과 안마시술소 등이 집중돼 있는 광주 북구 신안동 일대에서 잠복근무까지 해가며 단속하는 열성을 보였다. 경찰은 단속 첫날인 점을 감안, 성매매업소 주인들이 몸을 사릴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업주들의 경계가 덜 할 것으로 보이는 다방의 '티켓 영업'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모텔 객실로 배달나간 다방 여종업원이 일정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을경우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현장을 덮친다는 복안이었지만 `타깃'이 된 여종업원들은 10여분 뒤 어김없이 모텔을 빠져나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같은 시간 광주 동구 계림동 윤락가는 평소와 다름없이 붉은 불빛으로 가득 차있었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끊긴 채 업주로 보이는 남자들만 삼삼오오 모여 수근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구 상무지구 안마시술소, 유흥업소들도 일찌감치 문을 걸어 닫았으며 동구 대인동 집창촌 주변도 호객행위를 하는 여성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강원도 춘천의 대표적 집창촌인 속칭 `난초촌'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른바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동시에 경찰이 성매매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 및 엄중처벌을 공언해 온 터라 `시범 케이스'로 적발되지 않으려고 모든 업소가 문을 굳게 걸어 잠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소 같으면 불야성을 이뤘을만도 한 이날 새벽 1시, 난초촌 27개 업소?주변 일대는 마치 정전사고가 난 것처럼 모든 불이 꺼진 채 칠흑 같은 어둠만깔리는 등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간혹 일부 취객들은 난초촌을 찾았다가 문이 잠긴 채 불이 꺼진 것을 발견하고는 업주들에게 영업 여부를 문의한 뒤 발길을 되돌렸으며 일부 취객들은 오히려 업주와 취재진에게 항의까지 하는 소동도 목격됐다. 특히 최전방 군부대에서 동료 3명과 함께 외박을 나왔다 난초촌을 방문한 한 부사관은 "사실 아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왔다"며 황급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불과 4시간여 앞둔 22일 오후 7시40분께 68개 유흥업소, 33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있는 대전시 중구 유천동 속칭 `텍사스촌'에는 경찰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홍보 활동에 나섰으나 `비협조적인' 유흥업소 주인들 때문에처음부터 애를 먹었다. 10분 전까지 화려한 조명으로 골목 구석구석을 붉게 밝혔던 업소들은 홍보 활동이 시작되자마자 대부분 불을 끄고 문을 닫았으며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유리안쪽에 신문지를 붙여놓은 곳도 목격됐다. 골목에는 홍보물을 손에 든 `낯선 손님들'을 초조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남성들만 여기저기 눈에 띄었고,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영업을 안 하느냐'는질문에 "오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했다. 경찰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유리문의 작은 틈으로 홍보 전단지와 스티커를 밀어넣었고 바로 옆에서 영업중인 약국과 옷가게 등을 찾아 홍보물을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대구.광주.대전.춘천=연합뉴스) 신정훈.이덕기.손상원.노재현.이재현 기자 입력시간 : 2004-09-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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