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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문화다] <36> 청담동 분더샵 남성관

'도심속 공원' 행인들 유혹<br>쇼윈도 설치로 입체감 더해


강남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 방면으로 이어지는 압구정로. 6차선 도로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들어가면 CCTV와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빌라단지가 나온다. 친근함보다는 위압감이 느껴지는 이 거리를 걷다 보면 벤치가 놓인 작은 공원을 볼 수 있다. 잠시 쉬어갈 곳이 마땅치 않은 도심에서 작은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은 분더샵 남성관. 대로변에 있는 갤러리아주유소 뒤편에서 빌라단지를 향해 문을 열어놓고 있다. 패션을 주도하는 청담동에서, 그것도 의류 매장을 설계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주변 건물들은 벽돌조로 구성돼 있어 혼자 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설계를 맡은 서성식 아키월드A&C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설계를 하면서 주변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는 건물이 대로변과 떨어져 있는 것은 기능적 측면에서 볼 때 큰 약점이다. 때문에 서 대표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걷다가 쉬어갈 수 있는 공원을 만들었다. 대지면적은 651㎡지만 건축면적은 210㎡에 불과할 정도로 공원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고 공원을 코너에 둔 것도 사방에서 보기 쉽고 사람을 모으기 쉽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공원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면서 주거 단지와 상업 단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건물이 들어선 땅은 앞과 뒤가 모두 경사져 설계에 제약이 많았다. 서 대표는 “경사지라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형이 평평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앞쪽과 뒤쪽의 경사 부분을 주차장과 지하 매장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 건물의 핵심은 건물 전면부에 설치된 쇼윈도. 쇼윈도는 건물의 정체성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철판으로 지어진 건물은 외부로 창이 나있지 않아 언뜻 봐서는 무슨 건물인지 알기 힘들다. 쇼윈도가 없었다면 건물의 정체성을 나타내느라 사족을 붙여야 했을 것이다. 쇼윈도는 또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건물에서 청량제 역할을 한다. 단조롭고 딱딱할 수 있었던 건물은 쇼윈도가 더해지면서 입체감을 얻게 됐다. 서 대표는 “전면 일부에 쇼윈도를 삽입해 딱딱한 이미지를 전환하고자 했고 주차장으로만 사용하던 전면은 유미적인 휴식 공간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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