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東芝)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미국 굴지의 영화사들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함에 따라 차세대 DVD 기술 표준 경쟁에서 소니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픽쳐스, 워너 브러더스, 뉴 라인 시네마 등 미국의 4개 영화사들은 29일(현지시간) 차세대DVD기술표준으로 도시바가 주도하는 HD-DVD규격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사들이 도시바 진영에 가세함에 따라 일단 기술표준경쟁에서 도시바가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도시바 진영의 HD-DVD와 소니 진영의 블루레이는 차세대 DVD 기술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콜롬비아 영화사를 인수한데 이어 MGM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DVD표준 경쟁의 성패는 영화 컨텐츠를 제공하는 영화사를 더 많이 확보하는 쪽에 달려 있다. 도시바를 지지하는 4개 영화사의 DVD 타이틀 시장점유율은 45%에 이른다.
상당수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도시바 진영에 합세한 데는 도시바의 HD-DVD 기술의 경우 복제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HD-DVD 표준을 택할 경우 영화사들로서는 보다 많은 정품 DVD 타이틀을 판매할 수 있다.
현재 영화사들의 DVD판매수입은 상영관 수입을 웃돌기 때문에 불법복제방지는 매출확대로 이어진다.
도시바가 표준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소니는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유니버설 등 4개 영화사가 도시바의 HD-DVD표준과 함께 소니의 블루레이를 채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블루레이가 HD-DVD보다 저장용량이 더 많기 때문에 승산은 있다는 게 소니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