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첨단기술株들 "금리상승은 남의 일"

6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4,300선을 훌쩍 넘어버린 나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미국의 장기호황을 불러온 신경제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요구하듯 나스닥시장도 전통적인 금융이론을 완전히 뒤집어버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첨단 기술주들이 더욱 큰 영향을 받아 하락폭이 크다는게 종래의 금융이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나스닥시장은 이같은 이론을 비웃으며 새로운 금융이론을 요구하고 있다. 나스닥시장의 주종을 이루는 첨단 기술주들이 큰 소리를 치면서 치솟고 있는 것은 웬만한 금리상승은 무시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인 동시에 대부분 회사들이 거의 부채를 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호황, 벤처투자열기 등을 틈타 빚없는 회사로 자리잡은 첨단기술주들은 금리상승을 남의 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첨단 기술주들의 강점을 높이 산 투자자들이 금융·제조업 등 기존 블루칩들을 팽개치고 너나없이 나스닥시장으로만 달려들면서 나스닥지수만 사상최고치 갱신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나스닥지수의 기록갱신을 이끈 선도주는 인터넷관련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시스코시스템. 8일(현지시간) 영업실적 발표가 예상되어 있는 시스코가 상승하면서 애플 등 실적우량 첨단기술주들이 나스닥지수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제약회사들의 대형 합병열풍이 바이오테크주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면서 첨단기술주와 바이오테크주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화이저와 워너램버트는 합병 성사소식에 주가가 크게 올랐으며 합병을 포기한 대신 18억달러라는 사상최대의 계약파기 보상금을 받은 아메리칸 홈 프러덕츠(AHP)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다우지수 편입종목 30개중에서는 유일하게 휴렛팩커드만 올랐을뿐 나머지 29개종목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GE, 보잉 등이 크게 떨어져 다우지수 하락에 기여(?)했으며 휴렛팩커드만 포드에 대규모로 컴퓨터를 납품한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문제는 나스닥시장이 전반적인 경제환경과 무관하게 독야청청하는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것. 리먼 브러더스의 수석 분석가인 제프리 애플게이트는 『첨단기술주들의 높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돋보일 것』이라며 현재 첨단기술주들이 고평가되어 있는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금리수준 및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첨단주는 50~60년대부터 있어왔고 현재 상황은 이같은 첨단주들이 나스닥시장에 몰려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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