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식당들 "이번엔 기생충김치" 한숨

불황으로 가뜩이나 장사 안되는데…<br>김밥·보쌈·전골 등 김치전문식당 직격탄<br>"국산만 사용 안믿어" 매출 30% 정도 감소

“김치전골, 김치보쌈, 김치김밥… 더 이상 못 먹겠어요” 국내 식당 자영업자들이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파동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밥상의 필수품인 김치에서조차 소비자들의 젓가락질이 뚝 끊기자 식당 주인들은 “소비자들이 국내산 김치조차 못 믿을 만큼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중국산 김치가 식당의 김치 수요를 사실상 점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요식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서울 낙원동에 있는 C즉석김밥점측은 지난 21일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언론 보도 이후 지금까지 ‘주력상품’인 ‘김치김밥’을 단 한 줄도 팔지 못했다. 이 식당 관계자는 “값 싼 김밥을 취급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대부분 저질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본사로부터 납품받고 있는 김치의 유통경로를 우리도 잘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급감하는 매출을 바라만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기생충 파동으로 특히 가슴을 졸이고 있는 곳은 김치요리 전문 식당들. 전통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는 인사동 먹자골목의 숙성 김치요리 전문 ‘만다미로Ⅱ’측은 점심시간대 하루 매출이 이미 30% 가까이 줄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예전 납 파동 때를 떠올릴 만큼 손님들이 뚝 떨어졌다”며 “앞으로 평일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줄 지를 숨 죽이며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우리 김치는 손수 담근 2년 숙성’이라고 강조해도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아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인사동의 김치보쌈 전문업체는 J모쌈의 경우 손님들이 김치를 아예 입에 대지 않아 김치가 남아돌 정도다. 식당 관계자는 “손님들이 보쌈을 싸 먹는 김치는 직접 담근 김치라고 믿고 어느 정도 먹긴 하지만 밑반찬에 쓰이는 김치는 중국산 김치로 의심하고 아예 거들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23일 농림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은 8만5,0266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80%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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