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7월 8일] 뇌관으로 떠오른 이란 핵 협상

이란과 국제사회 간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갈등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란에 정치ㆍ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다. 몇몇 서방 국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는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이란 정부는 이 같은 국제사회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란 측 핵 협상 대표는 이달 내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를 만나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의 만남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이번 회담은 몇 년째 지속된 이란과 서방 간의 핵 협상 과정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번 가을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가 서방 국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이란 문제에 관해 이스라엘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는 중동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재앙이 될 것이다. 이란의 UEP를 지연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란이 UEP를 개발할 명분을 공고히 해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들의 분쟁에 휘말릴 것이며 이 지역은 향후 수십년간 또다시 분열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외교적인 노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지원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제안은 이란이 UEP를 중단할 경우 평화적으로 핵 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는 최신기술 지원 및 경제적 보상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과의 외교적 협상 및 안보보장 등 독자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란은 아직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에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란 고위층 내에서 어떤 방안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양측의 협상이 진지한 논의를 통해 결론지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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