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몽준 누구인가

부지런함에 추진력 갖춰 ■ 정몽준 누구인가 FIFA부회장·4선의원등 경력… 행정경험 없어 국정역량 의문 정몽준 의원은 지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를 지녀 여성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에겐 '현대 집안' 특유의 저돌성과 냉혹함이 배어있고 '부잣집 아들'이라는 이유로 그의 업적과 능력이 평가절하되곤 한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MIT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석ㆍ박사과정을 마친 학력에,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장, 현대중공업 고문, 4선 의원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그의 부지런함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그의 스케줄을 20년 가까이 하루 10~20개의 빼곡한 일정으로 채워져 왔다. 특히 특유의 저돌성과 추진력을 갖고 뒤늦게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어 한ㆍ일 공동개최권을 따낸 것은 그의 근성을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재로선 그의 국정역량을 엿볼 수 있는 사례를 찾기 힘들어 검증단계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행정부 경험이 전무한데다 4선의 중진의원이지만 줄곧 무소속으로 재직,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은 적이 없어 국정역량에 관한한 미지수라는 물음표가 따라 다닌다. 또 그를 둘러싼 갖가지 얘기와 억측들이 적지 않다. 부잣집 아들 특유의 오기와 고집, 복잡한 가계로 인한 미묘한 심리구조, 친절함과 냉정이 공존하는 양면적 성격 등이 다면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의 출생문제 때문인듯 체질적으로 신중함이 배어 있다. 단정적 단어 보다 추상적이고 비유적 단어로 일관하는 그의 어법도 이런 내면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형제간 재산분쟁인 '왕자의 난' 때도 그는 많은 번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릴 때 한방을 썼던 형인 몽헌씨와의 대립이 그로선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가 재벌 2세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와 사회 주류적 시각을 가지고 있고 고생을 모른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배고파 본 적이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고생은 육체적인 것 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있다. 정신적인 고통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도 중요한 문제다"고 그는 반박한다. 그는 재벌 2세라는 말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지인들은 그를 '짠돌이'라고 평가하며 그 스스로도 "내가 인색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죠"라고 물을 정도다. 정 의원의 독주 스타일 때문에 가끔 잡음도 빚어졌다는 게 주변의 설명.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뒷전으로 물러나는 엄한 상명하복 체제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거나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는 성장환경 탓에 "정 후보가 존경하는 사람은 부친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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