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8월 7일] 소득수준과 국가 자부심

소득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클까. 또 소득에 따라 우리나라에서의 삶의 질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48주년을 맞아 실시한 ‘대한민국 국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득에 따라 분석해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을 보면 월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에서는 29.8%이다. 그러나 100만~200만원대에서는 19.3%로 급격히 줄고 300만원 이상에서는 15% 내외로 낮은 비율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삶의 질이 높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는 56.8%가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300만원 이상에서는 31~3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이라고 하면 우리 사회에서 ‘혜택 받은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월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는 혜택과는 거리가 먼 계층이다. 그러나 설문 결과 고소득계층보다는 저소득계층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 또 삶의 질에 대한 긍정적인 답이 높았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육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학력이 중졸 이하인 응답자 중에는 33%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고 본 반면 전문대재학 이상 계층은 14%만이 ‘그렇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직업의 차원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농림어업 종사자, 생산ㆍ노무ㆍ기능직 등 블루칼라에서는 27~28%가 선진국이라고 본 반면 판매ㆍ영업ㆍ서비스직, 사무ㆍ관리ㆍ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계층에서는 11%만이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외국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중남미ㆍ동남아시아ㆍ아프리카ㆍ동구권 등 세계 많은 지역에서 한국은 ‘선망의 대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된 많은 국가 가운데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이처럼 외부에서는 우리를 모두 선진국으로 보는데 우리 스스로 특히 고소득계층, 사회로부터 혜택 받은 계층은 ‘선진국이 아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진국이란 단순히 경제적인 발전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적으로 경쟁의 공평성, 타인과 약자에 대한 배려, 가진 계층의 책임과 헌신(노블레스 오블리주) 등을 동반한다. 우리 사회의 가진 계층, 혜택을 받은 계층들은 이 같은 점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됐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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