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석유파동, 80년대 노사분규, 97년 외환위기, 최근의 극심한 내수침체까지 지난 30년간 크고 작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장수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강산이 3번 바뀌는 동안 이들 기업들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용구)가 14일 30년 이상 된 중소제조업체 202개사를 대상으로 ‘장수중소기업의 경영특성 및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86.6%가 창업초기 사업분야를 고수하며 한 우물 파는 경영을 실천하면서 시장 변화에 따른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혁신역량 강화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이후 가장 중시한 경영 전략으로는 ‘기술혁신’(54.2%)과 ‘고객 서비스’(18.9%)를 우선 순위로 꼽았다. 또 앞으로 본업과 관련한 경영전략에 대해서는 49%가 본업에 주력하면서 신 사업 분야를 개척하겠다고 응답하고 했으며 46%는 본업에만 주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들 중 73.3%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경영상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시장수요변화(32.7%), 대금회수부진(17.9%), 자금조달불가(12.2%), 마케팅능력부족(7.1%) 등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경영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위기관리 자금동원’(24.2%)과 ‘신기술 개발’(22.3%) 등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이 오랜 기간 존속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거래기업과의 신뢰구축’(23.4%), ‘경영 노하우의 축적’(18.3%), ‘끊임없는 기술혁신’(14.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이들 장수 중소기업 가운데는 현재 ‘2대째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59.3%)가 가장 많았으며, 창업주 경영 3.5%, 3세대 경영 6.6%에 불과해 창업2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참여에 대해서는 ‘직계가족승계’ 48.0%, ‘창업자 경영권 지속’ 34.7%, ‘전문경영인’ 9.9% 등의 순으로 나타나 직계가족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등 후발공업국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장인정신을 가진 장수기업의 발굴 및 육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들 장수기업의 브랜드ㆍ세제ㆍ가업승계 등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