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ㆍ증권 등 펀드판매사에 돌아가는 보수가 전체 펀드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외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만큼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보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원승연 영남대 교수는 5일 발간된 자산운용협회 격월간지 ‘투신’에 기고한 ‘펀드의 판매보수 현황과 개선 방안’이란 제목의 글에서 국가별 펀드 수수료를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해외 16개 비교 대상국의 펀드 수수료 중 자산운용사에 돌아가는 운용보수 비중은 스페인이 90.5%로 가장 높았고 미국 85.9%, 스웨덴 83.5%, 이탈리아 80.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의 펀드 운용보수 비중은 35.4%로 비교 대상국의 평균치(72.5%)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원 교수는 “한국 펀드의 낮은 운용보수 비중은 자산운용사가 펀드판매사에 비해 매우 불리한 여건에 있음을 의미한다”며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은행 및 증권사의 자회사여서 수수료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운 형편이고 은행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감독원이 추진 중인 판매 보수와 운용 보수의 불균형 개선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펀드수수료 체계의 불균형이나 왜곡을 유발한 근본적인 요인에 대한 변화 없이 단순한 보수비율의 조정에 그칠 경우 새로운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수수료 개선은 시장 지배력이 높은 판매사들에 대한 경쟁 압력을 높이는 구조 전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또 “판매보수 자체가 너무 높은 만큼 미국처럼 판매보수의 절대 수준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