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형슈퍼등 눈속임·관리부실 여전

쇠고기 원산지표시 단속현장 동행취재…수입육을 국내산으로…눈에 안띄게 작게


대형슈퍼등 눈속임·관리부실 여전 쇠고기 원산지표시 단속현장 동행취재 수입육을 국내산으로…눈에 안띄게 작게 김현상 기자 kim0123@sed.co.kr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반이 최근 서울 노원구의 한 정육점에서 육류원산지의 허위표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숨기지 마시고 원래 위치대로 갖다 놓으세요”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의 한 대형슈퍼마켓 정육매장. 육류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에 나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양희준 팀장의 경고에 원산지 표시판을 감추려던 판매직원의 손놀림이 그대로 멈췄다. 호주산 수입육만 판매하는 코너인데도 불고기용 쇠고기의 원산지가 국내산으로 표기됐기 때문이다. 이어 원산지 허위표시 증거를 채취하려는 단속반과 이를 막아보려는 슈퍼마켓측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매장 관계자는 “이틀 전부터 호주산 브랜드육을 세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가격표를 새로 교체했는데 원산지표시에 대해서는 실수로 고쳐놓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앞두고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해 속여 파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허위표시를 비롯해 판매현장에서의 쇠고기 판매 및 관리 실태는 여전히 부실했다. 더구나 원산지를 소비자가 알기도 쉽지 않았다. 수입육의 경우 원산지 표기를 작게 하거나 표시대 앞에 다른 물건들을 갖다 놓아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단속반이 점검한 한 마트의 경우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게 원산지 표시를 했다. 이날 함께 단속에 참가한 천선정 명예감시원은 “그동안 원산지 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수준이 높아지면서 관련 법령이나 제도 등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판매업자나 유통업자들의 의식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속반이 찾아간 곳은 인근의 한 대형마트. 정육매장 내 진열대를 둘러보던 박종구 농관원 주무관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보통 가격이 비싸 다짐용 고기로 사용하지 않는 한우 양지가 다짐용으로 얇게 갈아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 박 주무관이 정말 한우 양지 부위가 맞는지를 묻자 업체 담당자는 직접 포장을 뜯어 다른 수입육과의 질감을 비교해가며 거짓이 아님을 호소했다. 하지만 박 주무관은 유전자 검사를 통한 좀 더 확실한 입증을 위해 한우 양지의 일부분을 샘플로 추출해갔다. 박 주무관은 국내산만 취급한다고 홍보해놓고 정작 냉동창고를 뒤져보면 수입육이 가득한 경우도 있다고 귀뜸했다. 지금까지 수십차례 단속에 참여해 온 이수경 명예감시원은 “정부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판매유통업자들 스스로 원산지 표시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젠 소비자들도 구매 전 매장에 비치된 등급판정확인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감시자의 역할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을 제외한 총 3만7,597곳의 판매유통매장을 점검한 결과 허위표시 171곳, 미표시 221곳 등 모두 392곳이 위반사례로 적발됐으며 특별단속을 시작한 지난 2일 이후 16일까지 총 2,046곳의 점검매장 중 29개 매장이 허위표시 및 미표시로 단속에 걸렸다. 또 지난 15일 인천 홈에버 정육매장은 미국산 냉동육을 호주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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