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이야기꾼을 양성하자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옌센(Rolf Jensen)은 그의 책 ‘드림소사이어티’에서 “정보사회의 태양은 지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가 곧 도래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는 미래의 전쟁이 ‘콘텐츠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보의 독점이 불가능해진 네트워크 사회에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니라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옌센의 예언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가 ‘이야기’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빼어난 이야기를 찾기 위해 문학은 물론 만화ㆍ다큐멘터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전방위로 뛰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 탄탄한 스토리만 확보된다면 그것을 영화ㆍ애니메이션ㆍ음악ㆍ게임ㆍ캐릭터 등 다양한 장르로 재창조하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상대로 맘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더구나 이런 이야기의 중요성은 이제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 영역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리더십 등 사회 주요 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고 리더십 부문에서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감성 리더십’을 새로운 전형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er)가 그의 책 ‘다중지능’에서 “우리 시대의 리더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현대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으로 대중에게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을 제시했다. 이처럼 ‘이야기’가 화두로 부상한 것은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깊이 연관돼 있다. 디지털기술이 발달하면서 콘텐츠의 수요를 폭증시켰고 결국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이야기가 중요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이제 이야기는 가난으로 이끄는 잠깐의 여흥이 아니라 한 사람과 조직,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성장 잠재력이 됐다. 이런 변화에 대비하려면 역시 사람을 키워야 한다. 특히 교육과정 전반에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창의력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보다 훌륭하고 멋진 이야기꾼들이 많이 나와야 한국의 미래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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