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려산업개발 부도] 어떤회사인가

90년대 중반까지 레미콘계 1위2일 최종 부도처리된 고려산업개발은 옛 현대그룹 건설 3형제 중 막내회사다. 그룹 계열분리 전 현대건설은 해외건설ㆍSOC, 현대산업개발은 주택사업, 고려산업개발은 레미콘과 주택 등을 주력으로 했다. 고려산업개발은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일찍이 4남 몽우(夢禹)씨의 몫으로 떼어놓았던 회사다. 정 전 명예회장은 광화문 현대해상화재사옥에 입주해 있던 이 회사를 적선동 옛 그룹본사로 이전하도록 지시할 만큼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76년 설립된 고산은 90년대 중반까지 레미콘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할 만큼 건실한 사업구조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알짜회사로 꼽혔다. 그러나 IMF 직후인 98년 부실경영으로 몸살을 앓던 현대알루미늄과 현대리바트 등 골치덩어리 두 계열사를 반강제적으로 떠안으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고산의 매출액은 5,000억원. 알루미늄과 리바트의 부채규모는 무려 3,700억원에 달했다. 고산은 이후 회사경영 정상화를 위해 비교적 손쉽게 여겨지던 주택사업을 확장했으나 오히려 이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한때 수도권 인기지역으로 꼽혔던 용인지역에서만 4,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했으나 난개발 후유증이 불거지면서 상당수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버렸고 토지확보를 위해 투자한 1,000억원대의 자금도 묶여버렸다. 여기에다 지난해 현대그룹 '왕자의 난'에 휘말려 현대일가와 고려산업의 연결역할을 하던 이진호(李鎭鎬) 회장(몽우씨의 처남)이 사직했고 금융권에서도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회사는 급격히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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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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