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유전자 감식능력 등 첨단 수사기법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과 관련, 프랑스 수사판사 등 수사팀 일행이 12일 수사 참관을 위해 방한했다. 이들은 22일까지 머물며 현장 수색 참관 등과 함께 영아사체ㆍ냉장고 등 중요 압수물을 인도해갈 계획이다.
이처럼 한국 수사의 개가를 올린 일등공신은 바로 박충근(51ㆍ사시 27회)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장검사. 강력 수사통인 박 검사는 갈수록 지능화ㆍ흉포화하는 살인 등 강력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첨단과학수사기법의 도입과 활용을 주창해왔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검찰내에 ‘강력범죄 실무연구회’를 만들어 정기 세미나를 갖는 등 첨단 수사기법의 확산에 힘쓰고 있다.
서래마을 사건의 결과물이 박 검사에게 우연히 찾아온 게 아니라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실무연구회를 통해 검사는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등 학계를 유기적으로 연결, 강력범죄 등에 초동 단계부터 공동 대응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른바 한국판 CSI의 구축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실무연구회 세미나에서는 전국의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 내로라하는 학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 향후 초동 수사단계서부터 유기적으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등 촘촘한 수사 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박 검사는 검찰내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76년 실업 고등학교 졸업후 가정환경 때문에 진학을 못하고 한국은행에 들어갔다. 이후 건국대 야간대학원에 다니며 주경야독끝에 80년대 말 법복을 입게 됐다. 자신의 다양한 인생경험을 수사에 녹이고 싶어서였을까. 비교적 늦깍이로 검사에 입문한 그는 강력 수사를 위해 조폭 사건이 많은 부산지검을 자청하기도 했다. 이런 것이 인연이 돼 박 검사는 어느덧 검찰내 강력 수사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