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원본' 손상하는 남성수술

전립선 치료를 위해 찾아온 환자 가운데 30대 총각이 있었다. 전립선에 문제가 있으면 발기가 잘 안될 수도 있고 발기할 때마다 통증이 따를 수도 있다.이 환자의 증상은 주로 발기부전에 관련된 것이어서 전립선의 문제를 의심해볼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그가 한의원을 찾아온 시점은 이미 너무 늦었다. 단순히 발기가 잘 안되거나 통증이 있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이 근본적으로 변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남자는 발기가 잘 안돼 개인병원을 먼저 찾아갔다고 했다. 그 곳에서 처음에는 발기부전 약물을 처방 받았으나 지속적인 효과를 얻지 못했고, 한계가 확인되자 보형물 삽입을 권고 받았다고 한다.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전문의'의 권유에 끌려 이 총각은 성기 안에 인공 보형물을 넣게 되었다. 수술이 아니고라도 제 기능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은 젊은 남성에게 쉽사리 보형물을 권유했다는 것도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지만, 이 남성의 경우는 운이 더욱 나빴던 것 같다. 보형물 삽입을 하면서 남성의 길이를 늘리는 수술까지 덤으로 받았던 모양이다. 인대를 끊어 늘이는 수술이었다. 문제는 그 후 발생되었다. 인공 보형물의 도움으로 물건을 세우고 '작업'에 들어갔는데, 본격적으로 흥이 오르는 순간 물건의 끝이 옆으로 삐끗하는 '골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작업도중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물건이 따로 놀게 되었기 때문에 길이가 좀 짧더라도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때가 휠씬 나았다고 이 환자는 하소연했다. 요즈음은 남성을 마음대로 키우고 늘리고 귀두를 확대하는 등의 다양한 의술이 등장해 자신감을 잃은 많은 남성들에게 자존심을 되찾아주겠다고 유혹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의술이 아무리 발달되었다고 해도 인체를 조물주가 선사한 원본보다 낫게 만들긴 어려운 일이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물건을 변형하는 수술이 요즘처럼 쉽사리 이루어지는 데는 남성들 스스로의 과잉 기대에도 책임이 있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거의 받지 않는다는 남성 포경수술이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90%이상 이루어져 왔다는 비교통계가 발표된 적도 있다. 모든 수술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특히 '원본'을 손상하는 남성수술에 대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한번 더 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은주ㆍ대화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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