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펀더멘털 믿을만 하지만 건설·조선 등 단기악재 우려"

[유럽위기 장기화 우려] ■ 해외투자가들 반응은

"한국의 건설ㆍ조선 부문이 불황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냐?"(두바이 IR) "은행들의 건설과 조선 부문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우려스러운 수준 아니냐?"(홍콩 IR)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그리스발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투명성이 한국경제 전반을 둘러싼 상황에서 해외 투자가들은 한국경제의 불안요소로 건설 및 조선 부문 불황과 이에 연동돼 있는 금융부실 가능성 등을 꼽고 있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ㆍ정책금융공사ㆍ신한금융지주ㆍ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이달 들어 뉴욕ㆍ두바이ㆍ홍콩ㆍ싱가포르 등지에서 잇달아 마련한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현지 기관투자가들은 '한국경제의 중장기 전망은 매력적이지만 건설ㆍ조선 부문 부실 및 컨트리 리스크로 단기적으로는 다소 우려'라는 평가를 내렸다. 다시 말해 펀더멘털은 믿을 만한데 단기적으로 불안요소가 눈에 띈다는 이야기다. KB금융지주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가진 IR에 참석한 해외 투자가들과 펀드매니저들은 한국경제 전망과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궁금증을 쉼 없이 쏟아냈다. 질문이 집중된 주제는 ▦한국의 국가부채 부담 ▦가계부채의 누적적 위험 ▦개성공단 사태 등 대북문제 ▦건설과 조선경기 위축 및 이에 따른 금융부실 가능성 등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KB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들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1ㆍ4분기 실적과 충당금ㆍ여신 규모는 물론 순이자마진(NIM) 등 세세한 부분까지 꼬치꼬치 관심을 보였다"며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두바이에서 진행한 신한금융지주 IR에서도 유럽사태 파장을 의식한 듯 한국의 국가ㆍ가계부채 규모와 추이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최봉식 신한지주 본부장은 "개성공단사업 파행을 비롯한 대북 문제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냈으며 조선ㆍ건설ㆍ해운업 불황에 따른 금융부실 요인에 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 역시 "지난주 홍콩 IR에서 현지 투자가들이 (국내 은행과 관련해) 확인하고 싶어했던 것은 건설과 조선 부문에 대한 위험노출(익스포저) 정도였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가들은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신뢰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최 본부장은 "이번 IR에서 아부다비투자청과 우리나라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라디야 등 3곳의 기관투자가들을 만났는데 한국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수출도 호전됐다는 점에 놀라더라"고 귀띔했다. 바클레이스ㆍ씨티은행ㆍ골드만삭스 등 80여명의 해외 투자가들이 참석했던 정책금융공사의 홍콩IR에서도 한국경제의 회복 속도와 폭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금융공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1ㆍ4분기 7.8%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 신용등급을 잇따라 상향 조정한 것에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며 "한국이 유럽 사태를 피해가면서 아시아 경기회복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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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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