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모습 보인 기아차 노조지도부

기아자동차 노조의 새해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 20여명이 지난 3일 열린 기아차 신차 발표회에 참석해 고객 서비스에 대한 노조의 각오를 밝혔다. 노조 지도부가 신차 발표회에 대거 참석한 것은 노조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경영진과 함께 신차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신차 발표회장은 노사화합 다짐의 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노조의 자세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새로운 노사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상구 노조 지부장은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믿고 탈 수 있는 품질 좋은 차를 제때 만들어 출고를 기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적시출고 다짐은 노사분규 자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파업을 하게 되면 생산차질이 빚어져 자동차 출고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사화합은 기아차의 절실한 과제 중 하나다. 기아차는 지난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곤 했다. 안간힘을 다해도 될까말까 한 판에 파업손실까지 겹치니 경영실적이 좋아질 리 없다. 기아차는 올해 연이은 신차 출시, 마케팅 강화 등 전열정비를 통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여건은 나빠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고유가 등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일본 등 경쟁업체의 견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따갑다. 일부 소비자들은 툭하면 파업을 벌이는 노조의 행태에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였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분규와 파업이 반복될 경우 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말만 앞세우고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기아차 노조의 약속이 지켜져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의 출발점이 되고 더 나아가 그것이 자동차 업계 전체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성 노조활동과 이에 따른 노사불안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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