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넘치는 돈의 딜레마 해법은?] <3> 허점은 있다

정부선 문제 없다지만… 곳곳 '지뢰밭'<br>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1.42배 '위험' <br>돈줄 막힌 개인들 中企대출 편법이용 성행<br>대기업, 대출보다 사모사채 의존 자금조달


[넘치는 돈의 딜레마 해법은?] 허점은 있다 정부선 문제 없다지만… 곳곳 '지뢰밭'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1.42배 '위험' 돈줄 막힌 개인들 中企대출 편법이용 성행대기업, 대출보다 사모사채 의존 자금조달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관련기사 • 新유동성 시대 열리나 • 통화정책이 안 먹힌다 • 허점은 있다 “가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낮다.”(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한국의 가계신용 위험도는 지난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 당시 수준이다.”(삼성경제연구소) 주식시장이 연일 활황장세를 연출하면서 ‘부의 효과’가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가계부실 등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서 중소기업ㆍ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이리저리 쏠려다니는 과정에서 급증하고 있는 ‘빚’ 때문에 각 경제주체는 저마다 아킬레스건을 떠안고 ‘불안한 풍요’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는 현금 사정이 비교적 좋다는 대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계 부문 금융 취약도 높아졌다=지난달 말 5.07%까지 치솟으며 대출 부실화 우려를 일으켰던 CD 금리가 5.07%를 정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서 이달 4일 현재 5.04%에 머물고 있다. CD 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내려 부동산 담보를 이용한 가계와 중소기업 등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가 떠안은 빚은 이미 59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래 가지고는 가계신용 상태가 건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전년도 43.2%에서 44.4%로 상승했다. 그만큼 금리 움직임에 따른 국내 가계의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금융시스템이 우리보다 안정돼 있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 같은 위험도를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미국(1.38배)이나 일본(1.18배)에 비해 1.42배나 높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가계대출 금리가 1.3%포인트 오르고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구입한 주택 가격이 5.5% 이상 떨어지면 2002년 신용버블 붕괴 당시와 같은 가계신용 위험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총 유동성은 늘어났지만 유동성의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각 부문별 유동성 불균형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막히면 부분적인 유동성 경색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곳곳에 ‘착시’ 일으키는 유동성 함정=게다가 돈줄이 막힌 일부 개인들이 중소기업대출로 위장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오면서 시장에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키워온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중소기업이 주택이나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1조2,000억원이나 늘어나 18조원을 넘어섰다. 개인들의 돈줄이 빡빡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비사업자까지 편법으로 중기대출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준경 KDI 연구위원은 “수치상으로는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지만 올 들어 급증한 중기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은행들이 여신 부실화를 막기 위해 편법으로 굴린 데 따른 잠재 부실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돈줄이 확실하다는 대기업도 한 꺼풀 벗겨보면 적잖은 ‘빚’을 끌어 쓰고 있다. 1ㆍ4분기 중 중기대출은 15조3,000억원 늘어난 반면 대기업대출은 오히려 2,000억원 줄어든 상태. 하지만 대기업은 사모사채라는 형태로 자금수요를 충당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은행들의 대규모 사모사채 인수금액은 총 16조6,000억원. 그런데 정부가 사모사채에 대해 신용보증기금 출연금 등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정한 후 급감해 올 1~4월 인수액은 2,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때문에 올 하반기 중 대기업 자금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공모채 발행 수요가 10조원으로 급팽창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윤영한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우량 대기업의 돈줄인 은행 사모사채 인수가 위축됨에 따라 앞으로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한 단기자금으로 기업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6/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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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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