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인플레 우려에 투자가 고민도 깊어져

[채권시장 풍향계] 인플레 우려에 투자가 고민도 깊어져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채권업종 종사자들이 대규모로 해고됐다는 보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설적이지만 이번 사태는 그토록 낮은 금리수준에서도 선진국 채권매니저들이 그 동안 어떻게 자리를 유지해 왔는지에 대한 비밀을 담고 있다. 빌려온 자금으로 채권을 사고, 다시 그 채권을 담보로 채권을 또 사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저금리 환경에 대응해 왔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자산을 부풀려 운용을 하면 금리가 어지간히 낮아도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채권이 모자라는 경우가 생겨 채권금리가 올라갈 새가 없다. 금리가 더 낮아져도 레버리지를 더 늘리면 그만이다. 자금을 빌려주기도 하고 스스로 직접 투자에 나서기도 했던 은행들이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 은행들이 마지못해 손실을 확인해준 금액만도 3,350억 달러나 된다. 자산건전성 확보가 급해진 은행들은 이들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위험한 주택저당유동화증권(MBS)대신 좀 더 안전한 자산을 담보로 잡히든가, 아니면 빌려준 자금을 상환하라는 요구를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격이라 할 수 있는 단기국채 금리는 오히려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에 시달린 지난 1년새 기름값은 어느덧 2배로 폭등했다. 채권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름값으로 달러화를 받아주던 나라들이, 달러화 대신 유로화 등을 통화로 주든가 아니면 가격을 올려달라고 한다. 낮은 채권금리를 정당화 시켜주던 경제적인 환경들도 이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대로 방관하지 않겠다며, 중앙은행들은 금리인상 신호를 계속 보낸다. 어렵사리 바꿔 넣은 국채들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들게 한다. 그나마 은행들의 대출 여력도 줄어가고 있어, 포지션 유지 자체가 힘들다. 중국 같은 나라들이 석유보조금을 없애면서 기름수요가 크게 줄어들면 유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그나마 남은 희망이다. /강진원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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