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등에 OCN(영화)ㆍ투니버스(애니메이션) 등 10개의 방송채널을 운영하는 온미디어의 김대창(37ㆍ사진) 투니버스 판권사업팀장의 얼굴에는 요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지난해 뛰어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입ㆍ배급사업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투니버스는 지난해 4월 ‘명탐정 코난 6’(롯데시네마 25개관) 개봉을 시작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수입ㆍ배급사업에 뛰어들어 1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 4월 ‘케로로 더 무비 4’를 개봉해 20만 관객을 모았다. 특히 지난달 29일 전국 126개 극장에서 개봉한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는 일주일도 안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데 이어 2주째인 11일 누적관객 53만명을 돌파했다. 2주 뒤부터 상영관 수 등이 크게 줄어드는 극장가 특성을 고려해도 일요일인 16일까지 약 60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돼 지금까지 국내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가운데 흥행실적 4위에 올랐다. 김 팀장은 “투니버스의 대표 콘텐츠인 ‘명탐정 코난’이 어린이ㆍ청소년과 젊은 부모에게 친숙하고 팬층이 두터운데다 개봉관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덕분”이라며 “코난이 검은 조직과 대결하는 ‘칠흑의 추적자’ 관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투니버스가 이미 TV에 방영한 코난 시리즈물 가운데 검은 조직과 관련있는 것을 골라 지난달 27~31일 두 시간씩 ‘검은 조직 스페셜’을 방송한 것도 한 몫 했다”고 자평했다. 투니버스는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15일 ‘명탐정 코난 7’(1~36화)을, 16일 6편의 ‘명탐정 코난 극장판’을 연속 방송했다. 투니버스가 신규사업에 뛰어든 데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 김 팀장은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은 애니메이션 영화 수입ㆍ배급업자들이 지상파TVㆍ잡지 등을 활용한 고비용 마케팅을 펼쳤다가 손해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투니버스 채널만을 활용한 저비용ㆍ고효율 마케팅 성공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수입ㆍ배급업자들을 투니버스의 새 광고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니버스는 오는 10월쯤 개봉 예정인 극장용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광고마케팅을 독점 수행하는 방안을 수입ㆍ배급업자와 협의 중이다. 김 팀장은 또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투니버스 핵심 콘텐츠의 주인공이 같아 투니버스 채널의 브랜드 파워와 TV 시리즈물의 시청률 제고, 영화 관람객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며 “TV용 애니메이션만 수입하던 투니버스가 극장용까지 수입하고 흥행에도 성공하자 일본 파트너들의 인식도 달라져 판권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당초 해외부동산 개발투자사업을 해보고 싶었지만 토목공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2000년 초 IMF 외환위기 여파로 건설업체들이 이 분야 신입사원을 뽑지 않자 평소 관심이 있던 콘텐츠 비즈니스로 방향을 선회, 온미디어에서 10년째 투니버스 판권사업 일만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