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 담합행위도 공정거래법 적용

대법 "국내시장에 영향 미쳤다면 제재 정당"

외국계 및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서 담합행위를 해 그 영향이 국내 시장에까지 미쳤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제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지열 대법관)는 9일 시장 담합행위로 약 4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일본 흑연전극봉 제조업체인 쇼와덴코(昭和電工)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무효확인소송에서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정거래법은 적용대상을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사업을 행하는 자’로 규정할 뿐 국내 사업자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며 “외국사업자가 해외에서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합의를 해서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면 영향범위 한도 내에서 공정거래법이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에 근거한 ‘공정위 회의운영 및 사건절차 규칙’에 의해 준용되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공정위가 국내에 주소ㆍ영업소가 없는 외국사업자인 원고에게 우편송달 방법으로 문서를 송달한 것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이거나 제련할 때 사용되는 재료인 흑연전극봉은 쇼와덴코를 포함해 6개 회사가 전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공정위는 6개 업체가 담합해 가격을 높였다며 지난 2002년 4월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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