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전에 인연…鄭회장 연기에 가슴 뭉클"

MBC 월화극 ‘영웅시대’ 촬영 중인 최불암(천태산 역)씨

“생전에도 인연이 깊었던 정주영 회장을 연기하려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절에 나라가 잘 되려면 정말 필요한 분인데 말입니다.” 충북 단양의 현대시멘트 공장. 64년 당시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이 “시멘트는 건설의 쌀”이란 구호를 내세우며 일궈낸 공장이다. 이 곳에서 MBC 월화극 ‘영웅시대’ 촬영 중인 최불암(천태산 역)은 생전 정 회장을 영락없이 닮아 있다. 허름한 작업복 차림으로 정신없이 이 곳 저 곳을 누비는 모습에 공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현대 직원들은 마치 정 회장이 다시 온 듯 그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40년 전, 정 회장은 기차를 타고 매일 아침 6시에 이 곳을 들렀답니다.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전 9시에 서울로 올라가면 그게 정식 출근인 셈이지요. 평범한 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지난 15일 시작한 ‘영웅시대’ 2부는 정 회장과 이병철 회장의 장년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청년기 시절을 다루며 ‘뜬 구름 잡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1부에 비해 2부는 두 회장이 우리 경제를 맨 몸으로 이끌어 가는 본격적인 과정을 그려낸다. 드라마 속에서 정 회장은 맏이를 혹독하게 몰아치는 모습이 자주 비춰진다. 한편으론 선 가는 목소리에 행동도 다소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라면서도 “그런 모습이 정 회장의 진면목”이라고 말한다. “무시무시하게 일을 시키면서도 회포를 풀 땐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는 분입니다. 자식들에게나 사원들에게나 정 회장은 강한 아버지상 그 자체지요.” 그는 “요즘 젊은이들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상납하는 모습”이라며 트렌디 위주의 세태를 아쉬워 했다. “힘있는 진실을 그려내면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끌려온다”는 지론을 내세우며 “그저 웃고 즐기는 오락물이 아니라 부모가 나서 자녀들에게 권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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