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정성·수익성 갖춘 '10년우량주' 없을까?

"조정장이 오히려 투자기회라는데…"



『 거리엔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주식시장에는 찬 바람이 여전하다. 글로벌 시계(視界)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조정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지수 최고점 부근에서 시장에 가세한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 그러나 역발상으로 생각한다면 지금이야 말로 투자의 적기라는 지적이다. 주가가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게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초우량 종목을 보다 싼 값에 매입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본부장은 "펀드투자가 활성화되고 우리 증시의 변동성이 축소되며 우량주의 주당 가격이 더 치솟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우량주 매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번 조정장은 '개미 증시부자'를 만드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 역시 "누구나 저점에 뛰어들고 싶어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이를 알기란 힘들다"며 "현 조정기에 지속가능 기업 주식을 매수하고 펀드 분산 투자를 병행한다면 효율적인 시장 접근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다 투자유망한 것은 아니다. 증시 주변 상황에 따라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부침을 하는 종목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지금 보유할 경우 10년 이상 중ㆍ장기적으로 갖고 가도 안전하고 우수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은 없을까.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들에게 이 같은 종목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업황 전망과 업종 내 점유율을 근거로 투자유망한 종목의 이름을 내놓았다. 』 ● "KT&G·삼성전자·포스코, 지속가능기업 1순위"
금융·내수·IT주도주 등 중장기 투자대안으로 제격
바이오·콘텐츠산업 관련주도 주도업종 부상 가능성
우리 증시를 지탱하는 힘은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에서 나온다. 간접투자는 직접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왠만한 종목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러나 직접투자에 대한 욕구는 적지 않다. 안전하면서도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직접투자방법은 없을까. 이 질문에 가장 근접한 대답이 ‘지속가능 기업’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왜 지속가능 기업인가= 간접투자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중ㆍ장기적으로 볼 때 펀드 투자는 직접 주식에 대한 투자보다 훨씬 수익률이 높다는 게 여러 가지 통계가 일관되게 시사하는 바다. 게다가 안정성 면에서도 돋보인다. 개별 종목의 경우 주가가 빠진 후 예전 수준을 되찾는데 많은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 하지만 간접 투자 상품은 수십 개의 종목을 보유하는 만큼 평균적인 회복 속도가 이보다 훨씬 빠르다. 하지만 지속가능 기업에 대한 투자는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모두 기존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 돋보일 수 있다. 지속가능기업의 경우 주가가 빠지더라고 회복도가 빠르고 지수 성장기에는 상승세를 주도할 수 있어 더 큰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 장기 보유할 경우 주당 가치의 상승여력이 가장 클 종목 군이기도 하다. 중ㆍ장기 투자상품으로 펀드와 함께 권할 만한 것이다. 만일 당신이 ‘주식 부자’의 막차를 타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펀드 천국인 미국에서 펀드가 인기를 모으는 요인은 두 가지”라며 “펀드의 중장기적 수익률이 주식투자보다 낫고 대세 상승기를 거치며 개별 우량 기업의 주가가 너무 올라서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하기에 이미 적당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주가 변동성이 낮은 반면 상승 여력은 클 종목을 선별해 현 저점기에 투자할 수 있다면 여타 주식이나 펀드 투자보다 훨씬 큰 성과를 돌려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속가능 기업의 조건은= 지속가능 기업은 업황 및 경제 여건의 변화와 큰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거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주도주로 성장 수혜가 가능한 점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다면 향후 10여년 내외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어 중장기 분산투자에 적당한 종목으로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의 미래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앞으로 10여년 간 글로벌 경제 상황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추측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다. 각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과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들에게 이 같은 물음을 던져봤다. 그들은 산업 변화 전망과 함께 초우량주의 향후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여러 가지 답을 내놓았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대표 등 고위임원이 가장 주목 하는 업종은 금융과 내수주였다. 좀 더 가까운 미래로 한정해서는 정보기술(IT) 주도주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금융주는 현 시점에서 좋은 대안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GDP 내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업종이 금융”이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만큼 수혜 가능성이 큰 업체로 저가 매수에 나선다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업종 역시 시대가 변해도 소비는 계속되는 만큼 주도 업종 변화와 상관없이 지배력과 브랜드를 갖춘 업체를 선택한다면 꾸준한 성과를 돌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신우 한국운용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업체 및 업종이 크기만 크면 주목 받았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며 “경기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낮고 내수 지배력이 돋보이는 소비재 업체는 업황 변화를 전망하기 힘든 시점에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바이오주와 콘텐츠 산업 관련주도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보일 수 있으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업체가 관심권”이라며 “이익이 10% 가량 꾸준히 날 수 있는 종목 중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의 종목이라면 저평가 매력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 1순위는 KT&Gㆍ삼성전자ㆍPOSCO= 국내 8개 증권사 및 4개 자산운용사 고위임원에게 이 같은 종목에 대한 의견(복수 추천)을 물은 결과 10년 투자 유망종목으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업체는 KT&Gㆍ삼성전자ㆍPOSCO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각각 4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KT&G는 대표적인 내수재로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과 성장 가능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POSCO는 높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안정적 이익 창출을 지속할 수 있는 업체로 여전히 평가됐다. 특히 선진화된 지배구조구조와 주주이익배려 정책을 보여주고 있어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추천 목록 1위에 포함됐다. 국내 대표주로서의 위상에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산업의 최강자로 이러한 시장 지위가 흔들림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현재의 저평가 메리트도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과 같은 독보적인 지위 유지는 힘들 것이란 평가도 잇따랐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반도체가 현금 창출을 주도했으나 지지부진한 모습이고 핸드폰 수익률도 둔화세”라며 “패널 사업을 제외하고는 상승 여력은 전보다 떨어지는 모습이어서 독보적인 주도력 유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T와 NHN도 각각 세 표를 얻으며 유망종목으로 선정됐다. KT는 그간 제기돼 온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성장지원 위주의 신정부 등장에 따라 덜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크게 부각됐다. 합병 관련 이슈도 살아있는데다, 이익의 안정성과 자산가치가 돋보이며 배당수익률 등의 매력도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NHN은 온라인 광고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로 당분간 영업이익률 40% 이상의 고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이 추천 사유로 꼽혔다. 한국전력ㆍ한국가스공사ㆍLG필립스LCDㆍ대한항공ㆍSK텔레콤ㆍ한국타이어ㆍGS건설ㆍLG전자 등 8개 업체는 2개 증권사ㆍ자산운용사의 낙점을 각각 얻어냈다. LG필립스LCD는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반도체보다 훨씬 돋보이는 점이 매력적으로 부각됐다. 향후 5~10년 성장가능한 시장이라는 평가와 함께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LG전자는 경쟁력 없는 부분의 구조조정 등 경영진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움직임 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얻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는 기존의 안정적 수익성확보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진출 등으로 추가적인 프리미엄부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고유가 수혜주에 화물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당분간 40%대의 연간 영업이익 증가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GS건설은 국내외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고 순조로운 이익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낙점을 얻었다. 이밖에 20개 종목이 증권사ㆍ자산운용사로부터 10년 이상 보유 기업으로 ‘1표’를 얻어 이름을 등록했다. 업종별로는 내수주가 신세계ㆍLG생활건강ㆍ현대백화점 등 6개 종목을 올리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금융주도 신한지주ㆍ국민은행ㆍ대우증권ㆍ현대해상 등 5개 종목이 추천 받았다. 그러나 1표 이상 받은 금융주는 전무해 산업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아직 종목별 구도 재편은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10위 업체 대부분이 1표 이상을 획득한 가운데 10위권인 현대차는 추천에서 제외됐다. 두산중공업ㆍ우리금융ㆍ하이닉스ㆍSK에너지ㆍ현대건설ㆍ삼성화재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시장의 관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코스닥기업 중 낙점을 받은 업체는 NHN과 메가스터디 등 단 두 종목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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