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투명성높여 투자자 불신막아야

■ 歐美회계부정 충격파 대비를美경제 불확실… 국내 美자금 유출 가능성 기업 분식회계 등 악재가 미국경제를 강타할 때마다 우리 경제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월드컴 사태로 미국 주가가 폭락했을 때 국내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져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외부의 불안요인에 대응해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갈수록 심화되는 미국경제의 불확실성 지난해 10월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 후 미국에서는 거의 한달에 한개사꼴로 스캔들이 터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기업마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미국 2위 통신업체인 월드컴은 무려 38억달러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났고 이어 제록스ㆍGM 등이 줄줄이 의혹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과 함께 대형 금융기관과 회계법인까지 분식회계에 연루되면서 파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신뢰성 추락으로 주가는 급락했고 국제자본이 '미국 탈출'에 나서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굵직한 미국기업들의 부실회계 및 이에 따른 파산 등 부작용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해온 미국의 실물경기도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국내경제도 불안감 높아져 국제자본이 미국을 등지면서 달러가 계속 약세를 나타내자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이 1,100억달러를 훨씬 웃돌아 갑작스런 외부 충격을 감당해낼 수 있지만 미국증시가 계속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미국자금 중 일부는 투자자금의 재배분을 위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채수요가 늘면서 0.75%포인트 내외를 유지했던 위험 프리미엄은 0.93%포인트까지 올랐다. 금융시장 대신 아파트 등 부동산투자로 자금이 몰리는 움직임도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수석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지적되던 가계대출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오히려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국내기업 투명성 더욱 높여야 오갑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3일 "한국증시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 호전 등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아직도 저평가된 만큼 미국증시와 뚜렷한 차별화 양상을 보였으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투명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 기업회계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은 여전하다"며 "특히 미국에 진출했거나 미국기업과 거래하는 국내기업은 이번 사건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들어 금감원과 공인회계사회는 35개 기업을 분식회계 혐의로 적발했고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잇단 부실회계 감사로 인해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주식시장에 진입할 때부터 회계 투명성을 감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장 또는 등록을 앞둔 기업의 외부감사보고서를 직접 감리하겠다는 것이다. 회계법인과 회계사에 대한 감시강화 방안도 추진된다. 재경부는 또 기업투명성의 강화와 소액주주의 권익옹호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집단소송제 역시 조속한 법제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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