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 전방위 협공

■ 한국 반도체가 포위당했다<br>난야, 삼성과 기술격차 줄이려 마이크론 선택<br>대만 프로모스도 日엘피다와 제휴 가능성<br>"우선 공급과잉 해소 되겠지만 장기론 큰 위협"


"삼성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 전방위 협공 ■ 한국 반도체가 포위당했다난야, 삼성과 기술격차 줄이려 마이크론 선택대만 프로모스도 日엘피다와 제휴 가능성"우선 공급과잉 해소 되겠지만 장기론 큰 위협" 이규진 기자 sky@sed.co.kr ‘한국 반도체를 향한 전방위 포위공세.’ 마이크론과 난야의 제휴 소식이 전해진 4일 국내 반도체업계는 “올 것이 왔을 뿐”이라며 차분한 표정이었다. 그동안 D램 공급 경쟁을 벌이며 버티기 게임에 몰두하던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제휴선 변경을 꾸준히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롭게 짜여진 마이크론-난야가 향후 세계 D램 업계에 줄 파장. 시장전문가들은 “난야의 새로운 선택으로 D램 양대 기술인 ‘트렌치(trench)’ 대 ‘스택(stack)’의 싸움에서 스택 진영이 판정승을 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트렌치 기술을 쓰고 있는 독일의 키몬다가 공급능력이 약화하면서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가 주도해온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일본-대만-미국으로 구성될 제3의 세력들이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기 호재, 중장기 무시무시한 복병 등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인 반도체 시장의 수급에 숨통을 터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길 수 있지만 한국 반도체의 입장에선 마냥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노 경쟁 가속화=대만의 난야가 키몬다와의 관계를 청산한 것은 삼성전자 등 상위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 제조 방식은 트렌치와 스택 방식으로 나뉜다. 트렌치는 웨이퍼 아래를 파서 막을 쌓는 회로 방식으로 키몬다의 기술이다. 반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마이크론이 택하고 있는 스택은 웨이퍼 위로 막을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스택과 트렌치 계열은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8대2의 비율로 나누고 있다. 트렌치 방식은 스택에 비해 미세회로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야가 조속히 50나노 공정으로 진입하기 위해 스택 계열의 마이크론을 선택한 이유다. 현재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은 70나노대 공정으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60나노 공정을 돌리고 있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에 비해 채산성이 크게 뒤진다. 한술 더 떠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하이닉스는 3ㆍ4분기 내에 50나노 공정으로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원가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 업체들은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60나노 기술은 70나노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30% 이상 높다”며 “삼성전자가 D램 가격 급락에도 유일하게 이익을 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트렌치 계열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공법을 내놓고 역전을 노리고 있다. 키몬다는 최근 트렌치 공법을 대체할 새 D램 공법인 ‘베리드 워드라인(Buried Wordline)’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양산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지만 키몬다는 이 기술이 30나노의 초미세 공정까지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포위 형국=업계에서는 마이크론-난야의 제휴에 이어 같은 대만 업체인 프로모스 역시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아이서플라이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의 엘피다와 대만 프로모스가 파트너십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모스는 그동안 하이닉스와 제휴해왔으나 최근 하이닉스의 60나노급 D램 기술 이전이 계속 연기되자 내부 방침을 바꾸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세공정으로 기술력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프로모스로서는 뽑아 들어야 할 카드라는 지적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D램 업체는 일본-미국-대만의 연합군에 협공을 당하는 상황이 됐다. D램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급락해 생존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1, 2위 한국 업체들을 배제한 세계 반도체업계의 협공이 가열되고 있는 것. 특히 특검 수사로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 등이 해외출장조차 가지 못한 채 발이 묶여버린 삼성전자는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이지만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물론 미국ㆍ대만 업체들도 지금이야말로 삼성을 넘어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앞선 기술로 D램 치킨게임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가 예기치 않은 암초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반도체가 포위당했다 • 삼성전자, 잇따른 호재에도 시큰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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