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이 3.06%이고 여기에서 이자소득세 20%를 뺀다고 했을 때 여러분이 1만위안(약 120만원)을 예금한 경우 1년간 이자수입은 244.8위안입니다. 하지만 어제 이자율을 3.33%로 높이고 이자소득세는 5%로 대폭 낮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1년 후 이자수입은 316.35위안이 됩니다. 그러니까 1만위안의 예금자는 전에 비해 1년동안 71.55위안의 이득이 더 생기는 셈입니다.”
지난 7월21일 중국 국영방송인 CCTV가 방영한 ‘금리인상 및 이자소득세 인하’ 특집방송에서 한 금융전문가는 이번 긴축조치의 영향을 경우 수를 따져가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대출의 경우엔 이자율 상승 이후 1만위안을 1년 빌리면 매년 27위안, 5년을 빌리면 매년 18위안, 개인주택대출의 경우 매년 9위안의 이자부담이 늘어납니다”고 설명했다.
예금 및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올리고 이자소득세를 20%에서 5%로 대폭 낮춘 ‘7ㆍ20 조치’는 경기냉각 효과가 기대되는 두 가지 조치를 동시에 내놓은 것으로 중국 정부의 강한 긴축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이에 앞서 5월18일에도 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상향, 위안화 변동폭 조정 등 세 가지 긴축조치를 한꺼번에 발표하면서 경기냉각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경제조절을 위해 금리인상이 발표되면 여지없이 증시가 급등하고 있는 점이다. 앞서 3월과 5월이 그랬고 증시의 과열을 직접 겨냥해 이자소득세까지 낮춘 ‘7ㆍ20조치’가 나온 뒤 첫 장인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에 비해 154.51포인트(3.81%) 오른 4,213.36포인트로 마감했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효과가 내심 정부가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올들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고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도 다섯 차례나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9%에 달할 정도로 초고속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환경오염의 손실을 공제한 ‘진짜 성장률’을 산출함으로써 환경친화적인 성장을 지향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녹색GDP’도 최근 ‘성장지상론자’인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반발에 표류됐다.
CCTV에 출현한 전문가의 설명을 뜯어보면 이번 긴축조치로 예금자의 이득은 큰 반면 대출자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5월 긴축조치에서 대출금리를 0.18%포인트로 예금금리 0.27%포인트에 비해 적게 인상한 데서도 성장기조를 훼손치 않으려는 의도가 비쳐진다.
요즘 중국에서 ‘긴축’ 바람이 매우 거세지만 이런 저런 정황을 볼 때 중국 경제정책의 중심은 ‘성장’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