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7일께 국무회의 석상에서 ‘삼성 비자금 특검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권의 합의를 존중해 특검법을 일단 수용하되 특검이 국법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국회에 원칙준수를 촉구하는 뜻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릴 국무회의 자리에서 삼성 특검법에 대한 원칙과 거부권 행사 여부 등에 대해 일정 부분 자신의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에서 재의결할 경우 청와대가 정치적 부담만 고스란히 지게 된다는 ‘현실론’과 국가신인도 하락 등 ‘국익’, 퇴임 후 자신의 행보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당국자도 이날 “이번주 중에는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행사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아직 반반”이라며 “국회 표결 전 거부권 행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은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 대한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언급했던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노 대통령이 지난 24일 합천 해인사에서 열린 ‘대비로전(大毘盧殿) 낙성 대법회’에 참석해 “당선 축하금을 받지 않았다. 특검을 하든 안 하든 흑백을 밝히도록 돼 있다”고 언급,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당국자는 그러나 “거부권 행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떠나 대통령으로서는 특검이 국익에 미칠 부분도 면밀히 볼 수밖에 없다”면서 방향을 예단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