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1회 지구력 승마대회 10㎞부문에서 제주산마로 우승한 KRA팀. 왼쪽에서 세번째 서러브레드종에 비해 체격은 현격히 작지만 강인한 체력과 폐활량으로 매운 맛을 보여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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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국산마 매운맛 봤지?
제주산마, 지구력 승마대회 우승
제1회 지구력 승마대회 10㎞부문에서 제주산마로 우승한 KRA팀. 왼쪽에서 세번째 서러브레드종에 비해 체격은 현격히 작지만 강인한 체력과 폐활량으로 매운 맛을 보여줬다.
‘작은 고추가 맵다.’
제1회 지구력 승마대회에서 이 속담이 입증됐다. 왜소한 국산마가 덩치 큰 외국산 말에게 ‘매운 맛’을 보여준 것이다.
외국산마 옆에 있는 제주산마는 한눈에 봐도 작아보였다.
그런데 10㎞ 경기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이변이 벌어졌다.
국산마인 제주산마가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까지 1등을 독식했다.
그 비결은 바로 제주산마의 지구력과 강한 폐활량에 있다. 10㎞에 출전한 말은 총 38두. 이 가운데 무려 22두가 실격 당했다. 대회에서 규정한 심장박동수 1분당 60회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산마는 단 한 마리도 실격 당하지 않았다. 제주산마의 뛰어난 심폐기능 때문이다.
제주산마란 통상 조랑말과 서러브레드와 교잡종을 뜻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외국산마에 비해 덩치가 작고 약해보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장점이다.
10㎞ 개인전에서 우승한 이준근 KRA 승마교육원장은 시상식 후 “제주산마는 겁이 없어 놀라거나 뒷발질을 하지 않는다”며 “체격은 왜소하지만 체질은 강한 편이라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 장점도 지녔다”고 말했다.
10㎞ 단체전에서 우승한 KRA소속의 윤종욱씨는 “몸집이 작아 말에서 떨어지더라도 크게 다칠 위험이 적다”며“때문에 초보자가 타기에도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같은팀은 김상기씨도 “폐활량, 지구력이 뛰어난 제주산마의 안정성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며 “이번 대회 수상으로 제주산마의 우수성을 입증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남신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장은 “이번 대회의 원래 취지가 승마의 생활화와 국산마의 우수성 입증이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두 가지 모두 이룬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다”며 “이번 대회가 국내 마필산업 육성에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산마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외국산마의 경우 2,000만원부터 비싼 것은 수억원대에 이르지만, 제주산마는 200만~40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대회를 주최한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와 농림부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산마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두 기관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후 어려워진 축산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 영천=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입력시간 : 2007-10-10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