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낮 서울 종로와 청계천·신촌·경복궁역의 2개 프랜차이즈업체, 4개 가맹점에 나붙은 가격표. 같은 프랜차이즈, 동일한 상품임에도 가맹점에 따라 가격이 24.2%(까르보나라), 62.5%(도넛)씩 차이가 났다. 박정은·안지선 대학생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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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프랜차이즈 소속으로 동일한 재료를 공급 받아 동일한 과정에서 조리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점끼리 가격이 왜 다를까. 그리고 차이는 얼마나 날까. 서울경제신문 대학생 인턴기자 6명이 3일간 현장 취재를 통해 가맹점의 가격 차이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근소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가격차이 얼마나?=취재팀이 9개 프랜차이즈의 54개 가맹점이 판매 또는 제공하고 있는 1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난 곳은 미용실. L헤어 업체 경우 청담점이 신촌점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J 헤어 업체 역시 압구정점이 수유역점에 비해 65%나 비쌌다.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까브로나라(스파케티의 일종)는 ▦종로점 12,300원 ▦이대점 9,900원으로 2,300원 차이를 보였다. B찜닭의 경우도 찜닭이 ▦센트럴시티점 21,900원 ▦이대점 18,000원으로 3,900원 차이가 났다. 그외 분야의 프랜차이즈 업체는 1,000원 안팎으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T제빵 업체의 포테이토샐러드샌드위치는 ▦노원점 5,000원 ▦역삼점 3,800원 ▦충무로점 3,500원 순으로 나타났다.
P제빵 업체의 찹쌀도넛은 ▦청계점 1,300원 ▦종로점 1,000원 ▦수유점 900원 ▦경북궁점 800원 순으로 조사됐다.
◇차이 왜 날까?=가격이 비싼 경우에는 땅값(유동인구) 및 인테리어 차이, 매장 점주의 이윤 고려, 지역적 소득 수준에 연유한다. 가격이 싼 경우는 가맹점주의 박리다매(薄利多賣)식 판매와 땅값을 들 수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격 차별화 요인을 꼽았다. 제빵업체 P매장의 한 가맹점주는 “재료의 양이나 빵을 굽는 시간 등에 따라 빵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빵의 질이 분명 다를 것”이라며 “상권과 제빵 기술자의 능력 차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자연스레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법적인 문제는 없는가?=없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에는 과도하더라도 가맹점 가격차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본부도 권장가격을 제시할 뿐 가격차를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과도한 가격차에 따른 후유증이다. 임영균 광운대 교수(경영학)는 “가맹점의 판매가격은 부동산 임대료, 지역특성, 소비자특성(소득 등), 점주의 기대수익 등 원가와 기대수익이 가맹점마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과도한 가격 차이는 프랜차이즈의 통일성을 저해하고 소비자 이탈을 야기해 가맹점 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지선ㆍ이새롬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