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6조1,000억원 늘리고 기존 여신에 대해서도 모두 만기연장을 해주기로 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16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해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6조1,00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또 “이미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과 내부적으로 연장이 불가능한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기존여신을 올해 말까지 만기연장해줄 방침”이라며 “중기대출의 만기 연장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소지가 있지만 기업이 어려워지면 손실이 결국 은행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적절히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 간의 워크숍과 관련해서는 “자본확충펀드에 대해서는 각 은행마다 이해가 상반된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었다”며 “자본확충펀드를 신청하더라도 경영간섭은 결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은행은 기본자본비율(Tier I)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자본확충펀드 신청규모를 2조원 이상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아직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산업별 과잉투자에 대한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이와 관련, “현재 대기업에 대한 그룹별ㆍ기업별 건전성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개별 기업 구조조정은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이뤄지더라도 산업별 과잉 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은 정부 주도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실적에 대해서는 “과거 여러 해 동안 1조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지만 지난해에는 2,340억원에 그쳐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2차 건설ㆍ조선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올해 충당금 부담이 지난해보다 많아지더라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손실이 없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대해 “금융영업 환경이 크게 변한 상황에서 MOU 목표에 미달했다고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점검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하면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