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관절염 환자는 병이 깊어질수록 다른 신체의 고통도 가중된다. 노인에게 많은 무릎질환과 허리질환을 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무릎 관절염 환자의 상당수는 요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필자가 있는 병원에서 중증 이상의 관절염 환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약 78%가 요통을 함께 앓고 있었다. 관절염 환자의 요통은 보통 잘못된 자세로 인해 생긴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경우 양쪽 무릎이 동시에 아프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많이 썼거나 먼저 닳기 시작한 한쪽 무릎부터 아프기 마련이다. 한쪽 무릎에 관절염 통증이 나타나면 반대 쪽 무릎에 힘을 주고 걷게 되면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자세가 구부정해 지고 무게ㆍ압력을 더 받게 된 다른 쪽 다리 역시 통증이 따라 오기 마련이다. 마치 섬돌이 흔들리면 기둥도 흔들리게 되는 것처럼 무릎이 잘 받쳐주지 못해 인체의 기둥인 척추 역시 무너지게 된다. 이에 따라 관절염 환자들에게 허리 디스크, 디스크 내장증 등의 질환이 함께 동반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운동부족을 꼽을 수 있다. 무릎 통증 때문에 운동을 피하거나 더 악화될까봐 가벼운 산책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운동이 관절을 더 마모시킨다는 잘못된 상식은 관절염과 더불어 척추질환까지 부른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관절을 지탱해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무릎 관절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허리 등 다른 부위에서 이 부담을 떠안기 때문이다. 무릎과 허리 주변의 근육이 약화되면 통증은 더욱 악화된다. 반대로 관절ㆍ척추의 뼈가 약해진 상태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주변 근육이 강화돼 약해진 뼈를 지지해 주면서 통증 완화는 물론 관절염의 진행을 많이 늦출 수 있다. 따라서 평소 평지 걷기ㆍ수영 등 가벼운 운동을 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운동들은 무릎관절과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주변 근육을 튼튼히 해준다. 마지막으로 노화로 인한 뼈 건강 악화가 있다. 뼈와 관절이 자연적으로 약해지는 것도 관절염과 요통이 함께 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노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꾸준히 운동하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면 통증ㆍ퇴행의 진행속도를 훨씬 늦출 수 있다. 만약 무릎ㆍ허리 중 한 곳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진다면 초기에 치료를 받아 또 다른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함을 명심하자.